가구당 빚 8800만원...40대 부채 가장 많아, 30대 금융부채 급증

박성민 기자
입력일 2021-12-16 15:06 수정일 2021-12-16 15:40 발행일 2021-12-17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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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통계청

국내 가구당 평균 부채가 8801만원으로 작년보다 6%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40대의 평균 부채가 가장 많았고, 39세 이하의 젊은 층에서 ‘빚투(빚내서 투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 등으로 대출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금융감독원·통계청은 16일 발표한 ‘2021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전국 가구의 평균 자산은 5억253만원, 부채는 8801만원으로 집계됐다. 전년과 비교하면 각각 12.8%, 6.6% 증가한 규모다. 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은 4억1452만원으로 14.2% 늘었다.

자산은 금융자산 1억131만원(22.5%), 실물자산 3억8934만원(77.5%)으로 구성됐다. 전년 대비 금융자산이 7.8%, 실물자산은 14.4% 증가했다. 실물자산의 급증은 부동산 중 거주 주택이 20.7% 늘어난 영향이다.

부채는 금융부채 6518만원(74.1%)와 임대보증금 2283만원(25.9%)로 구성됐다. 금융부채는 전년보다 7.7% 늘었고 임대보증금은 3.5% 증가했다. 금융부채 중 담보대출은 5123만원, 신용대출 966만원, 카드대출 63만원 등이다. 신용대출은 11.3%, 담보대출은 8% 늘었다. 반면 카드대출은 11.2% 감소했다

또한 부채 보유액 구간별로는 1000만~3000만원 미만에서 부채 보유 가구 비율이 16.7%로 가장 높았고, 부채 보유액이 3억원 이상인 가구는 11.4%였다.

소득5분위별 가구당 평균 부채는 4분위가 1억942만원으로 전년 대비 9.7% 늘어나며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1분위 평균부채는 1755만원(0.1%), 2분위 4441만원(9.5%), 3분위 7189만원(4.9%), 5분위 1억9679만원(5.5%)이다.

소득이 가장 많은 5분위 가구가 전체 부채의 44.7%를, 소득 1분위가구는 전체의 4.0%를 점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주 연령대별로는 40대 1억2208만원, 50대 1억74만원, 39세 이하 9986만원 등의 순으로 부채 보유가 많았다. 특히 30대의 금융부채는 9404만원으로 전년과 비교하면 14.1% 급증했다. 증가한 금융부채는 주로 부동산 등 실물자산으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부채가 있는 가구가 느끼는 상환부담은 작년보다 다소 낮아졌다.

금융부채를 보유한 가구의 29.6%가 1년 전에 비해 부채가 ‘증가’했다고 응답했고, ‘변화없음’ 가구는 24.0%, ‘감소’ 가구는 46.4%로 나타났다. 금융 부채를 보유한 가구 중 8.0%는 지난 1년 중 원금 상환 또는 이자지급의 납부기일을 경과한 적이 있었다. 납부기일을 경과한 이유로는 ‘소득 감소’가 39.2%로 가장 많았다. ‘이자 또는 원금 상환 부담 상승’, ‘자금융통 차질’ 등이 뒤를 이었다.

1년 후 부채 증가 주된 원인으로는 부동산 관련(38.2%), 생활비(27.2%), 사업자금(13.5%), 교육비(8.4%) 등이 꼽혔다.

가구주 연령대별 자산 보유액은 39대 이하에서 3억5625만원으로 전년 대비 11.9% 증가했다. 이 중 30대(4억17만원)는 자산 증가율이 12.8%에 달했다. 30대의 자산 증가는 주로 ‘빚투’로 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들의 부채 보유액이 1억1190만원으로 11.0% 증가한 것이 단적인 예다. 30대를 포함한 39세 이하의 부채 중 금융부채 비중은 84.7%로 모든 연령대 중 가장 높았다.

임경은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39세 이하의 부채 증가율이 높은 것은 금융부채가 굉장히 크게 증가했기 때문에 그로 인한 증가세가 대폭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며 “금융부채 증가는 담보나 신용대출이 전반적으로 증가했는데, 39세 이하의 전·월세 보증금 보유비율이 증가하고 전·월세 보증금이 증가하는 폭이 컸던 영향으로 확인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식, 채권, 펀드 보유율이 전년도 비해서 13.8%포인트(p) 증가했다. 금융부채가 전월세보증금 증가, 주식 보유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기준 가구당 평균소득은 6125만원, 처분가능소득(경상소득-비소비지출)은 5003만원으로 나타났다. 전년과 비교하면 각각 3.4%, 3.8% 증가했다. 가구소득 중 근로소득은 3855만원으로 전년 대비 1.7% 늘었지만, 사업소득은 1135만원으로 1.4% 줄었다.

가구소득 중 근로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은 62.9%로 전년 대비 1.1%p 하락했고, 공적이전소득의 비중은 9.8%로 전년 대비 2.1%p 증가했다. 특히, 재난지원금 등을 포함한 공적이전소득은 전년 대비 31.7% 급증한 602만원으로 나타났다.

박성민 기자 smpark@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