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코로나19 생존기⑦] 홈크랩 개포점 박주연 점주 “고객의 신뢰가 배달전문매장의 가장 큰 자산"

박자연 기자
입력일 2021-12-15 07:00 수정일 2022-05-19 18:53 발행일 2022-04-27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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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의 ‘2019년 기업생멸행정통계’에 따르면 숙박·음식점의 1년 생존율은 62.2%, 5년 생존율은 20.5%로 모두 전체 평균을 밑돌았다. 이같은 상황은 코로나19 확산으로 더욱 악화됐다. 지난 2년간 마치 악몽 같았던 코로나19의 공세를 버텨낸 자영업자들의 생존기를 연재한다. <편집자 주>
홈크랩 개포점 박주연 점주
<span style="font-weight: normal;">홈크랩 개포점 박주연 점주

코로나19 확산이 어느덧 3년차로 접어들면서 일상에 많은 변화가 찾아왔다. 연말이면 웬만한 식당 예약 명단에 이름 올리기도 어려웠지만 이제는 홈술과 홈파티로 집에서 음식을 즐기는 문화가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홈크랩 개포점 박주연(40) 점주는 지난해 코로나가 한창인 시기에 고급 외식 메뉴인 ‘킹크랩의 대중화’를 목표로 창업시장에 뛰어들었다.

“사촌언니와 친동생 그리고 저까지 셋이 함께 일하고 있어요. 사촌언니는 기업에서 재고관리를 담당한 이력이 있고 동생은 오랜 시간 무역업에 종사해온 덕에 퀄리티가 높으면서 저렴한 킹크랩 직수입이 가능했어요. 덕분에 킹크랩 자체가 폐쇄적인 아이템임에도 불구하고 접근이 쉬웠죠.”

박 점주는 세 자매가 홈크랩을 오픈하던 지난 해 10월을 배달전문점이 우후죽순 생겨나던 때로 기억한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되면서 늘어난 홈파티족 수요가 메뉴의 고급화로 이어질 것을 예상해 킹크랩을 창업 아이템으로 선정했다. 박 점주는 사람들이 단순히 끼니를 때운다는 개념에서 벗어나 고급 요리를 집에서도 즐길 수 있는 문화를 만들고자 했다.

홈크랩에서 가장 인기가 좋은 메뉴는 가족 홈파티를 겨냥한 ‘킹크랩 대게 세트’다. 구성이 알차고 가성비가 좋다. ‘반반 메뉴’도 박 점주가 자신있게 내놓는 브랜드다. 대개 킹크랩하면 스팀으로 찐 요리를 떠올리는데 킹크랩도 구이와 찐 요리로 ‘반반’ 주문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아무래도 킹크랩은 고단백질 음식이라 많이 먹으면 물릴 수 있어요. 처음부터 마지막 한 입까지 다양한 맛으로 먹을 수 있도록 메뉴를 나누고 자체 제작한 8가지 소스를 함께 내고 있어요. 배달 전문이라 피드백을 즉각적으로 받기 어렵다 보니 최대한 많은 고객들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전략을 세운 셈이죠.”

박 점주는 오로지 정량을 철저히 지키고 고객과의 신뢰를 쌓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배달전문점은 신뢰가 가장 큰 자산이예요. 직접 오셔서 눈으로 확인하고 재료를 고를 수가 없으니까요. 평소보다 살수율이 떨어지면 직접 고객에게 연락해 상황을 설명 드리고 메뉴 교체를 권해드리기도 해요. 정직하게 진심을 다해 소통해야만 재구매로 이어지고 결국은 저희의 목표인 킹크랩 대중화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해요. 마진이 덜 남더라도 퀄리티 좋은 메뉴를 고객 식탁에 올리는 것이 가장 중요해요.”

고객이 메뉴보다 먼저 접하는 포장 용기에도 신경을 썼다. 전체 용기의 80% 이상을 친환경 제품으로 구성했고 고급 요리인 만큼 집에서 선물 받는 기분을 낼 수 있도록 제작했다. 머지 않은 시기에 케이터링 서비스를 시행해 파티용 그릇으로 배달한 뒤 회수하는 서비스도 구상 중이다.

“배달 전문점은 고객 반응을 리뷰로만 접하기 때문에 재료의 질과 패키지에 정성을 쏟을 수 밖에 없어요. 언젠가 저희가 잘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던 때에 한 고객이 전화로 저희 음식을 먹고 행복해졌다며 고맙다고 말씀해주신 적이 있어요. 그때 그래도 우리가 잘하고 있구나 확신이 들었습니다.”

박 점주는 다가오는 크리스마스와 연말 홈파티를 위해 선물 패키지를 준비 중이다. 또 내년 봄에는 홈크랩이 보다 많은 고객들을 만날 수 있도록 홈크랩 밀키트 제품을 판매할 계획도 갖고 있다.

“진정성으로 소통하면 결국은 고객 분들이 알아주실 거라고 믿어요. 재료의 퀄리티를 높이고 가격은 낮춰서 가성비와 가심비 모두 만족시켜 드려야죠. 보이지 않는 곳까지 신뢰하실 수 있게 운영하다 보면 언젠가 ‘킹크랩하면 홈크랩’을 떠올리는 날이 오지 않을까요.”

박 점주의 말에 확신이 느껴졌다.

박자연 기자 naturepark127@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