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 고객 '쑥쑥'에 실적 잔치…그래도 웃을수는 없다

박성민 기자
입력일 2021-12-13 12:13 수정일 2021-12-14 23:07 발행일 2021-12-14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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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이 3분기 고속 성장을 거뒀다. 정부와 금융당국의 은행규제에 따른 풍선효과로 거래고객 수는 두 자릿수 증가율을 거뒀고, 당기순이익은 85% 급증했다. 다만 내년부터는 저축은행권 대출 규제로 인해 호실적을 지속하기 어려울 것이라 분석이다.

13일 브릿지경제가 저축은행중앙회 자료를 분석한 결과, 자산규모 10대 저축은행(SBI·OK·페퍼·웰컴·한국투자·애큐온·유진·OSB·모아·케이비)의 거래고객 수는 434만4152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3%(43만9511명) 증가했다. 은행권 대출 규제가 본격화된 2분기와 비교하면 6.8%(27만7626명) 늘어난 수치다.

8월 농협은행을 시작으로 시중은행들이 가계대출 증가율을 잡기 위해 대출문턱을 높인 영향, 일종의 ‘풍선효과’로 풀이된다.

월켐저축은행의 거래자 수는 76만5982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1% 늘어나 조사기업 중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페퍼저축은행은 23만3577명, OSB저축은행은 8만7490명, KB저축은행 28만1241명으로 각각 24.8%, 22.0%, 21.9% 늘어났다. 모아저축은해은 20만6379명으로 11.3% 증가했다. 이 밖에도 한국투자저축은행(9.2%), 애큐온저축은행(7.1%), OK저축은행(4.4%), SBI저축은행(3.6%), 유진저축은행(3.1%) 등이 모두 거래고객 수가 증가했다.

이렇듯 고객의 몰리면서 저축은행 여신액 규모는 매년 빠르게 몸집을 불리고 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저축은행 여신액은 전년 동월 대비 27.5% 증가한 93조3669억원으로 집계됐으며, 실적도 성장세를 나타냈다.

이들 저축은행 10곳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32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5.7%(1480억원) 급증했다.

저축은행별로 살펴보면 OSB(800%), 애큐온(258.3%), 페퍼(196.9%)는 세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또 한국투자(80.6%), SBI(66.7%), 웰컴(62.0%), 0K(60.7%), 유진(51.0%), 모아(25.6%)도 성장세를 나타냈다. KB는 전년 10억원 손실에서 95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다만 이러한 실적 성장세가 일시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7월부터 법정 최고금리 상한이 20%(기존 24%)로 인하됐고, 대출 총량규제의 영향이다.

금융당국은 올해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율 21.1%에서 내년은 이 보다 더 낮은 10.8~14.8%대 사이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악의 경우 올해 대출 증가율의 절반치 수준까지 내려 갈 수 있는 것이다. 중금리대출 금리 상한 역시 내년 19.5%에서 16%로 인하될 예정이이서 이자 수익이 감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올해 2분기 대출 총량 규제 및 기준금리 인하로 인해 수신금리가 낮은 편이었다. 반면 저축은행은 상대적으로 높은 예적금 금리를 유지했기에 고객이 몰렸다”고 설명했다.

박성민 기자 smpark@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