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 진단①] 1분기만에 RBC비율 12%p ‘뚝’...릴레이 자본 확충 이유

박성민 기자
입력일 2021-12-07 16:32 수정일 2021-12-27 14:21 발행일 2021-12-09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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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이 올해 최대 실적을 거둔 가운데 금리 상승으로 흑과 백이 갈린다. 보험업계에서는 RBC(지급여력)비율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와, 그 동안 침체 됐던 운용자산 이익률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생명보험사들의 상황을 점검해본다 <편집자 주>

생명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지급여력(RBC)비율이 1분기만에 평균 12%포인트(p)나 하락했다. 금리 인상 여파로 채권 평가이익이 감소된 영향이다. 11월 기준금리 추가 인상으로 RBC비율 하락 추세는 더욱 가파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7일 본지가 생명보험사 19곳의 9월말 RBC비율을 조사한 결과 259.9%로 집계됐다. 6월 말 대비 11.8%p 하락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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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1위인 삼성생명의 9월말 기준 RBC는 311.3%로 전분기 333.1% 대비 21.7%p 하락했다. 한화생명도 전분기 대비 8.5%p 떨어진 193.5%를 기록했다 교보생명 285%, 농협생명은 222.7%로 각각 1.4%p, 8.6%p 낮아졌다.

이 밖에도 동양생명, 미래에셋생명, 라이나생명, 메트라이프생명, DB생명의 RBC비율이 소폭 떨어졌다. 푸본현대생명, 푸르덴셜생명, ABL생명, DGB생명은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했다.

이처럼 조사 기업중 14곳(73%)이나 RBC가 악화되면서 금리상승기에 재무적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더욱이 DB생명(155.3%), 하나생명(162.6%), 흥국생명(172.1%), ABL생명(180.4%), KDB생명(188.8%), 한화생명(193.5%), KB생명(195.5%)이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150%는 넘겼지만, 안정선으로 꼽히는 200%에도 미치지 못해 우려가 나온다.

이는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매도가능증권 평가이익이 축소됐고, 이로 인해서 자본이 줄어든 영향이다. 더욱이 한국은행이 11월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RBC비율이 더욱 하락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2023년 도입되는 IFRS17과 등에 따른 자본안정성에 대한 부담감이 높아지고 있다. IFRS17이 도입되면 원가기준인 보험사의 부채를 시가(현행가치)로 평가하게 된다. 즉, 나중에 돌려줄 보험금인 보험부채를 시가로 평가해 책임준비금을 쌓아 놓아야 한다.

앞서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생보사의 선제적 자본확충의 필요성을 주문하기도 했다. 정 원장은 “IFRS17 도입을 눈앞에 둔 시점에서 생보업계가 선제적 자본확충과 새로운 기회 발굴 등을 통해 위기에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생명보험사들이 또다시 자본확충 행렬에 나서고 있다.

한화생명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해외 ESG 후순위채권을 발행키로 결정했다. 발행 규모는 7억5000만달러에서 최대 10억달러(한화로 약 8800억~1조1800억원) 수준이다.

하나생명은 지난달 25일 이사회에서 유상증자 1000억원을 결의했다. 하나생명은 이달 중순 주금납입과 증자등기를 마칠 예정이다. 이에 하나생명의 RBC 비율은 153%에서 200%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DGB생명도 지난달 9일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미래에셋생명도 지난 2분기 3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푸본현대생명은 지난 9월과 4월 각각 950억원, 545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고, 6월에는 4580억원의 유상증자를 진행하기도 했다. KB생명도 지난 8월 700억원, 5월 13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하며 자본 확충에 나섰다.

박성민 기자 smpark@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