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VAN 사업·줄줄이 철수 왜?

박성민 기자
입력일 2021-11-29 14:18 수정일 2022-03-10 13:10 발행일 2021-11-29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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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신용카드가맹점 수수료 재산정을 앞두고, 대형카드사들이 부가가치통신(VAN)사업에서 철수를 서두르고 있다. 비대면 결제가 늘어나고, 카드수수료가 지속적으로 줄어들면서 수익성이 바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2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최근 롯데카드·현대카드의 자회사들이 VAN사업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롯데카드의 자회사 로카모빌리티는 지난 11월 19일 부가가치통신업 등록을 말소했다. 지난 2019년 5월 관련 사업을 추진한 지 2년 반 만이다. 사업성이 떨어지는 VAN사업을 접고, 모빌리티 사업에 집중하려는 목적이다.

이보다 앞서 현대카드의 자회사 ‘블루월넛’도 3년 4개월 만에 밴 사업 등록을 말소했다. 블루월넛 역시 온라인 결제 사업과 모빌리티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과거 7개 카드사가 지분을 투자해 출범한 한국신용카드결제는 5개카드사가 지분을 매각할 만큼 상황이 좋지 않았다.

이처럼 카드사들이 VAN사업에서 줄줄이 후퇴하는 이유로는 온라인쇼핑 등 비대면 결제가 확대되고, 카드 가맹점 수수료가 지속적으로 인하되면서 수익성이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는 원인이다.

특히 3년마다 되풀이하는 수수료율이 하락하고 있고, 이번에도 추가 수수료율 인하가 단행될 경우 업계가 공멸할 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5일 한국신용카드조회기협회(밴대리점협회)는 최근 카드가맹점 수수료가 인하될 경우 밴 업계가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내용의 공문을 금융당국에 전달하기도 했다.

실제 사업을 철수한 블루월넛의 경우 2020년 당기순손실 586억원으로 전년 430억원 손실에서 적자가 확대됐다. 2018년에도 361억원 손실을 기록할 만큼 실적이 좋지 않았다.

반면에 카드사 카드구매 추이는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 이후 회복한 소비심리와 간편결제를 중심으로 전체 카드사용이 증가한 덕분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카드구매액은 462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9% 증가했다.

밴 업계는 이 같은 영향이 카드사 자체 비용 절감 노력 외에 줄어든 수수료 수익을 밴사에 전가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번에도 수수료 수익이 줄어들 경우 카드사가 또다시 밴사에 수수료율 손해분을 전가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박성민 기자 smpark@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