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가계대출 일부 재개 하지만...내년이 더 불안하다

박성민 기자
입력일 2021-11-28 10:53 수정일 2021-12-01 13:07 발행일 2021-11-28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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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은행
사진=농협은행

농협은행이 석달여 만에 대출 빗장을 풀었다. 기타 시중은행보다 가계대출관리를 일찍 중단한 만큼, 재개시점도 빨랐다.

28일 농협은행에 따르면 12월 1일부터 가계 부동산담보대출 중 무주택 실수요자 대상 주택담보대출을 재개한다.

앞서 농협은행은 지난 8월 가계대출 증가율이(작년 말 대비) 7%를 넘어서자 신규 담보대출을 전면 중단한 뒤 지난달 18일 전세자금대출만 일단 다시 시작한 상태였다.

실제 농협은행의 전년 대비 가계대출 증가율은 대출 중단을 결정하기 직전인 7월 말 7.11%를 기록해 금융당국의 권고치(6% 이내)를 넘어섰다. 8월 말에는 7.55%까지 치솟아 결국 대출을 중단했다.

이후 9월 말 7.29%, 지난달 말 7.07%로 소폭 감소세를 보였다. 최근 6% 후반대까지 다시 내려앉으면서 대출 재개에 나선 것이다.

이번에 재개한 대출을 제외하면 농협은행에서 연말까지 신규 대출이 불가능한 항목은 △주택보유자의 신규 주담대 △비주택담보대출 △대환대출(대출 갈아타기) △집단대출 등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8월 가계대출 중단 후로 중도상환 수수료 면제, 우대금리 축소, 대출채권 이관 등으로 증가율을 잡는데 효과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 외 시중은행 중 하나은행도 주택과 상가, 토지 등 부동산 담보대출을 이달 25일부터 다시 시작했다. 국민은행은 지난 23일부터 집단대출 중 입주 잔금대출의 담보 기준으로 ‘KB시세’와 ‘감정가액’(KB시세가 없는 경우)을 순차적으로 적용하기로 했다. 영업점 신용대출 업무도 재개에 나섰다. 우리은행은 현재 월별·지점별 한도 배정 방식으로 대출 총량을 관리하고 있어 대출에 어려움은 없다는 입장이다.

◇내년엔 더 옥죈다... 금융당국 증가율 권고치 4~5% 수준문제는 내년도 가계대출 증가율 권고치가 올해보다 더 낮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2022년 가계대출 증가율을 올해 보다 더 낮춘 4~5% 수준으로 선포했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들은 내년 가계대출 총량 목표를 올해 대비 4∼5% 증가 수준의 목표치를 잡고, 최근 금융당국에 보고했다.

또한 금감원은 비은행권에도 내년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며 관리 목표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저축은행은 이달 말까지 내년 가계대출 총량 관리 계획과 목표(증가율)를 당국에 제출할 예정이다. 전업카드사와 생명보험사는 각각 이달 말과 다음 달 초 총량 관리목표를 제출하라는 통보를 받다. 저축은행권의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 목표치는 중금리대출과 정책금융상품을 포함해 올해 21.1%였다는 점에서, 내년에는 이보다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업계의 경우 4%대로 주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증가율을 2023년에는 4.3%, 2024년에는 4.0%까지 낮춘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이미 과도하게 대출을 받은 차주나 저소득층의 경우 추가 대출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중·저신용 고객들이 필요한 돈을 유통하지 못하는 상황도 우려된다.

금융 당국은 이에 대해 “상환 능력을 초과하는 과도한 차입을 통해 부동산 등에 투자하던 차주에 미치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클 전망”이라면서 “은행권 대비 제2금융권에 상대적으로 완화된 DSR 기준을 적용하는 등 서민들이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리지 않도록 배려 방안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박성민 기자 smpark@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