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사칭’ 보이스피싱, 우체국 직원에 딱 걸렸다

조택영 기자
입력일 2021-11-09 14:59 수정일 2021-11-09 14:59 발행일 2021-11-09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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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가든파이브우체국 직원, 고객 2차 피해 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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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범이 피해를 당한 시민에게 또다시 돈을 뜯으려다 우체국 직원의 발 빠른 대응으로 범행에 실패했다.

우정사업본부는 서울가든파이브우체국 직원의 정확한 판단과 빠른 대응으로 2차 피해로 이어질 뻔했던 금감원 사칭 보이스피싱을 막아 1000만원 가량의 고객 재산을 보호했다고 9일 밝혔다.

지난 1일 60대 여성 A씨는 보험 환급금대출 신청을 위해 서울가든파이브우체국을 방문했다. 해당 우체국 직원 B씨는 A씨에게 대출 사유를 묻자 A씨는 “지난 금요일 캐피탈 대출과 관련해 금융감독원 직원 전화를 받았고 현금 1050만원을 전달했다”면서 “해당 직원이 이번엔 ‘이체 금액이 잘못됐으니 1100만원을 다시 이체하면 1050만원을 돌려주겠다’고 해 부족한 돈을 마련하고자 대출을 신청하는 것”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보이스피싱 피해임을 감지한 우체국 직원 B씨는 A씨에게 금감원 직원을 사칭한 사기 사례임을 설명한 뒤 금감원에 확인 전화를 했다. A씨도 그제서야 보이스피싱 피해임을 알게됐다고 한다. 우체국 직원의 기지로 1차 피해에 이은 2차 피해를 예방한 셈이다.

우본 관계자는 “해당 직원에 대해 오늘(9일) 내로 10만원의 포상금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우본에 따르면 이 같은 보이스피싱 사례는 적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직원들의 대응으로 올해 들어 147건 총 39억원(최근 3년간 353건, 105억원)의 보이스피싱을 예방해 고객의 재산을 보호했다고 한다.

우본 측은 “최근 보이스피싱 수법이 날로 교묘해지고 지능화됨에 따라, 보이스피싱 사례집을 발간하고 직원 교육을 더욱 강화하겠다”면서 “앞으로도 국민의 소중한 재산을 보호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사기 예방에 적극적으로 노력해준 직원들에 대한 포상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우본은 매월 보이스피싱 피해 사례집을 발간하고 있다. 보이스피싱을 예방한 직원들에 대해 연말에 표창을 수여할 계획이라고 우본 측은 설명했다.

조택영 기자 cty@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