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북한 결단하면 교황 북한 방문 가능성 존재”

김재수 기자
입력일 2021-11-04 09:37 수정일 2021-11-04 09:38 발행일 2021-11-04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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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영 통일부 장관, 유럽 순방 출국<YONHAP NO-3404>
독일 통일행사 참석 등 유럽 순방에 나서는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29일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출국에 앞서 귀빈실로 향하고 있다.(연합)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4일 “북한이 결단하면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북한을 방문할 가능성은 분명히 존재한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고 “교황의 방북은 두말할 필요 없이 한반도 평화가 전 세계인의 축복과 응원 속에서 확고한 평화 정착의 길로 접어들게 되는 상징적 의미를 가질 것”이라며 ’정부가 교황의 방북 여건을 만들어가는 데 노력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북한의 공식 초청 가능성에 대해 이 장관은 “우리가 먼저 예단할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한반도 평화를 위해 북한이 결단하고 다시 북한이 비핵화, 평화 정착, 국제사회로 나오는 발걸음을 할 수 있다면 그런 연장선에서 이 문제도 같이 검토되고 판단되지 않을까 싶다”고 전망했다.

북한이 종전선언 논의에 응할 가능성과 관련 “북한이 강온양면 측면에서 여러 메시지를 내놓고 있어 예단하기 쉽지 않다”며 “상반기와 달리 하반기 들어 북한의 대남·대미 메시지가 원론적 입장을 넘어 보다 구체화되고 빈도 수도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또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과 같은 실천적 조치도 취해졌다”며 “이전보다 대화의 기조가 좀 더 증가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백신 대북 지원과 관련해서는 “우리 국민이 백신을 충분히 접종하고 그런 상태에서 우리가 백신 여력이 있을 때 국민의 동의 속에, 국제사회의 일정한 공감대 속에 추진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그런 시점이 되면 미국과도 긴밀히 소통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남북 간 (코로나19) 백신 협력에 북한이 응할 때 미국이 이를 양해할 수 있는가에 대해선 아직 구체적 논의를 해본 바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 장관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의 바티칸 교황궁 방문 일정을 수행한 뒤 로마와 제네바에서 세계식량계획(WFP) 및 세계보건기구(WHO) 등 국제기구와 잇달아 면담하며 대북 인도적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하고 전날 귀국했다.

한편 지난달 29일 오전 주요 20개국 정상회의(G20) 참석차 이탈리아 로마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은“교황님께서 북한을 방문해 준다면 한반도 평화의 모멘텀이 될 것”이라며 “한국민들이 큰 기대를 갖고 있다”고 교황 방북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교황은 “기꺼이 북한에 갈 것”이라며 “여러분들은 같은 언어를 쓰는 형제이지 않느냐, 기꺼이 가겠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북한에서 초청장이 오면 평화를 위해, 여러분들을 도와주기 위해 기꺼이 북한에 갈 수 있다”며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방북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김재수 기자 kjs0328@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