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청이는 자영업자, 고금리 대출 의존…“저금리 대환상품 제공해야”

조택영 기자
입력일 2021-11-02 14:13 수정일 2021-11-02 14:17 발행일 2021-11-02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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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회복 첫날', 다시 힘내는 자영업자<YONHAP NO-2526>
1일 서울 중구 회현동 한 24시간 영업 음식점에서 관계자가 영업 준비를 하고 있다. (연합)

코로나19로 매출 감소와 부채 증가 등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들이 고금리 대출에 의존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는 2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자영업자 부채의 위험성 진단과 정책방향’ 보고서를 발표했다. KDI는 “최근 개인사업자가 보유한 가계대출과 사업자대출이 은행보다는 고금리업권에서 급증하고 있어 자영업자의 채무구조 악화가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오윤해 KDI 연구위원이 신용평가사 자료를 토대로 가계대출이나 사업자대출을 보유한 개인사업자 444만명을 분석한 결과, 지난 8월 말 기준 이들의 대출 잔액은 988조5000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2월말보다 21.3% 증가한 수치다. 이중 사업자 대출이 572조6000억원이고, 가계대출은 415조9000억원이다.

업종별로 보면 음식업 26.9%, 개인서비스업 20.9% 등 코로나19 이후 매출이 많이 감소한 업종에서 제조업(11.5%) 등보다 총 대출 증가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사업자가 보유한 가계대출 증가율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은행권에서 하락하고 있지만, 비은행권에서는 지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금리가 높은 캐피탈·카드·저축은행 증가율이 올해 1분기 이후 크게 늘었다.

올해 8월 기준 금융권별 전년 동기 대비 개인사업자의 가계대출 증가율은 은행 6.5%, 보험·상호금융조합 8.4%, 캐피탈·카드 9.6%, 저축은행 15.5% 등이다.

사업자대출 증가율도 같은기간 보험·조합 26.8%, 캐피탈 20.1%, 저축은행 19.8%, 은행 11.3% 등으로 집계됐다.

특히 코로나19 발생 이전과 비교해 매출 감소가 큰 사업자, 중·저소득층의 개인사업자일수록 고금리 대출 증가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 연구위원은 “향후 금리가 추가 인상되고 은행권의 총부채원리금상황비율(DSR) 규제가 강화되면 누적된 코로나19 피해로 자금 부족을 겪는 이자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확산으로 경영이 악화됐으나 재기 가능성이 있는 자영업자에게 고금리 대출을 장기상환 저금리 대출로 대체하는 대환상품을 제공하는 등 정책금융을 지원해야 한다고 전했다.

조택영 기자 cty@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