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교황께서 북한 방문하면 한반도 평화 모멘텀 될것"

김재수 기자
입력일 2021-10-29 21:57 수정일 2021-12-07 19:53 발행일 2021-10-29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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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바티칸 교황궁을 공식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을 단독 면담하고 방북을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바티칸 교황궁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약 1시간 동안 단독 면담하는 것으로 첫 순방 일정을 시작했다.

이날 프란치스코 교황과 배석자 없이 진행된 면담에서 문 대통령은 “교황님께서 기회가 되어 북한을 방문해 주신다면, 한반도 평화의 모멘텀이 될 것”이라며 “한국인들이 큰 기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고 박경미 대변인이 전했다.

이에 프란치스코 교황은 “초청장을 보내 주면 여러분들을 도와주기 위해 평화를 위해 나는 기꺼이 가겠다”고 화답하며 “여러분들은 같은 언어를 쓰는 형제이지 않느냐”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18년 교황청 방문 때에도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방북을 제안한 바 있다.

교황은 당시에도 “북한의 공식 초청장이 오면 갈 수 있다”고 밝혔으나 아직까지는 방북이 성사되지는 않았다.

문 대통령은 또 교황에게 폐철조망을 수거해 만든 십자가인 ‘평화의 십자가’를 선물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교황에게 “한국의 허리를 가로지르는 군사분계선이 250km에 달한다. 철조망을 수거해 십자가를 만든 것”이라며 “ 성서에도 창을 녹여 보습(농기구의 한 종류)을 만든다는 말도 있다. 이에 더해 한반도 평화의 (의미를 담은 것)”이라고 선물의 의미를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 밖에도 프란치스코 교황과 코로나19, 기후변화, 난민 등 국제사회가 직면한 여러 현안들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으며, 국제사회의 행동을 독려하기 위한 협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

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는 문 대통령이 단독 면담을 마치고 난 뒤 잠시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난 자리에서 “이렇게 (교황과) 또다시 함께 할 기회를 주셔서 고맙다. 너무너무 가슴이 뛴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교황 단독 면담에 이어, 파롤린 국무원장과 면담을 갖고, 한-교황청 협력 강화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6월 유흥식 대주교가 한국인 최초로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으로 임명된 것을 환영한다”며 “유 장관의 활동을 통해 한-교황청 관계가 한층 더 깊어지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재수 기자 kjs0328@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