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창동 대기자의 자영업 이야기] 자영업 반감기 시작됐다

강창동 기자
입력일 2021-10-20 07:00 수정일 2021-10-20 07:00 발행일 2021-10-20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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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동 유통전문 대기자·경제학 박사

자영업 반감기가 시작됐다는 조짐이 뚜렷하다. 고용원을 둔 자영업자가 코로나19 이후 종업원들을 내보내고 ‘나홀로사장’으로 종사자 지위가 바뀌는 한편 ‘나홀로사장’들은 더 이상 버티기 힘들어 실직하는 경우가 속출하기 때문이다.

자영업시장에는 고용원을 둔 자영업자와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를 합쳐 약 550만명으로 구성돼 있다. 여기서 지난해 9월 중순이후 1년새 일을 그만두고 실업자나 비경제활동 인구가 된 사람이 24만7000명으로 나타났다. 최근 통계청이 낸 경제활동인구조사 자료에 따른 것이다. 실직자들의 전직을 종사상 지위별로 보면 최근 1년내 실직자 가운데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 출신이 4만1000명이고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출신은 20만6000명으로 조사됐다.

산업별로 보면 음식숙박업에 종사하다가 1년새 실직자가 된 사람이 44만9000명으로 가장 많았다. 도소매업이 39만8000명으로 뒤를 이었다. 자영업 시장의 주요 업종인 음식업 및 소매업에서 코로나19의 타격이 가장 컸음을 말해주는 방증이다. 서비스업 고용의 저수지라 할 수 있는 자영업에서 개인사업자와 종업원들이 무더기로 일자리를 잃고 있는 셈이다.

내달부터 ‘위드 코로나’가 시작하더라도 이미 시작한 자영업자 감소 추세는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이미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이들 중 일부는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로 종사상 지위가 바뀌거나 실직자로 추락하고 있다. 고용원 없는 ‘나홀로사장’들은 이번 조사처럼 무더기로 실직자 그룹에 합류하는 실정이다.

위드 코로나가 시작되고 기존의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이 사라지면 자영업자에 대한 정부 지원도 끊기고, 내년 3월경 채무유예 조치도 끝날 것으로 보인다. 그때가 되면 2년간 금융기관 빚으로 버텨온 자영업자들의 채무부담이 족쇄가 될 전망이다.

최근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올 6월말 현재 자영업자 대출의 차주는 250만5000명, 대출잔액은 858조4000억원에 이른다. 이를 단순 계산하면 자영업자 1인당 3억4267만원에 달하는 빚을 진 셈이다. 이 중 다중채무자수는 140만6000명으로 2년전에 비해 34만5000명 늘어났다. 다중채무자의 대출잔액은 589조9000억원으로 전체 대출잔액의 68.7%에 달한다. 다중채무자는 대출금액이 크고, 대출받은 기관 수가 3개 이상에 달하므로 빚을 내서 빚을 갚는 악순환에 빠진 경우가 많다. 따라서 위드 코로나가 시작되더라도 140만명을 웃도는 자영업 다중채무자들은 실직의 경계선상에서 가슴을 졸이는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소한 올해보다 많은 자영업자들이 사업을 접고 실직자로 변신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다음 정권을 차지하겠다는 세력이 누구든 자영업 반감기에 대비한 사회안정 대책을 공약에 빠트려선 안될 것이다.

강창동 유통전문 대기자·경제학 박사 cdkang1988@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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