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이슈]국민의힘 후보들, 대선 경선 여론조사 문항 놓고 치열한 신경전

김재수 기자
입력일 2021-10-17 14:26 수정일 2022-05-25 11:31 발행일 2021-10-18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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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선 주자들, 광주서 토론회<YONHAP NO-4387>
국민의힘 원희룡(왼쪽 사진부터), 유승민, 윤석열, 홍준표 대선 예비후보가 11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KBS 광주방송총국에서 호남권 합동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연합)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뽑는 본 경선 여론조사 문항을 놓고 대선 후보들 간 치열한 신경전이 예고되고 있다.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는 대선 주자들 간 갈등을 빚었던 ‘역선택 방지 조항’을 포함시키지 않는 대신 이번 경선에서 일반 국민 50%가 반영되는 여론조사에서는 ‘본선 경쟁력’을 묻는 방식으로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50%가 반영되는 책임당원 투표는 다음 달 1일부터 4일까지 모바일 · 자동응답시스템(ARS) 방식으로 진행된다.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여론조사는 다음 달 3~4일 실시되고, 5일 최종 결과를 발표한다.

이런 가운데 당 선거관리위는 ‘여론조사 전문가 소위원회’를 구성해 이번 주부터 각 캠프 대리인과 함께 본격적인 문항 조율에 들어간다.

가장 큰 쟁점은 조사 문항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양자 가상대결’로 할지, 이 지사에 대해 누가 가장 경쟁력이 있을지 ‘4 지 선다형’으로 할지 여부다.

윤석열 후보와 원희룡 후보 측은 당 선관위가 ‘역선택 방지’ 조항을 빼는 대신에 ‘본선 경쟁력’을 묻는 조사를 도입키로 한 만큼 양자 가상대결로 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홍준표 후보 캠프는 한 번의 질문과 함께 4지 선다형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유승민 캠프는 명확한 입장은 밝히지 않았지만, 이 방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각론으로 들어가도 여러 갈등의 불씨가 잠복해있다.

재질문 조항이 대표적이다. ‘잘 모르겠음’이나 ‘지지 후보가 없다’를 선택한 응답자를 대상으로 유사한 질문과 선택지를 한 번 더 제시할지 여부로 이럴 경우 통상 중도층이나 무당층이 선호하는 후보가 유리하다는 평가다.

윤 전 총장 측 관계자는 “4지 선다로 한다면 문항에만 ‘경쟁력’이라는 말만 들어갔을 뿐이지 사실상 ‘적합도 조사’나 다름없다”라고 주장한 반면, 홍 의원 측 관계자는 “책임당원 투표와 일대일로 합산하려면 여론조사 결과 총합을 100%로 맞춰야 한다. 가상대결은 통계학적으로 불가능”이라고 반박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여론조사 문항으로 인해 후보간의 내분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본선 경쟁력을 묻더라도 구체적인 표현 방식에 따라 유권자의 답변이 갈릴 수 있는 만큼 세부 문항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대선 주자들 간 충돌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재수 기자 kjs0328@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