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터널 중 25% 이상 방재시설 설치기준 미달

조택영 기자
입력일 2021-10-12 10:59 수정일 2021-10-12 11:08 발행일 2021-10-12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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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 터널 방재시설 설치현황. (제공=문진석 의원실)

터널 내 교통사고 위험성이 갈수록 높아지는 가운데, 전국 고속도로 주요 터널 안에 방재설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방재시설 설치를 의무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문진석 의원(더불어민주당)이 한국도로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552개 터널 중 4분의 1이 넘는 152곳이 방재시설 설치기준에 미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방재등급 1등급인 재약산터널과 신불산터널 2곳 모두 방재시설 설치가 미완료 상태였으며, 2등급 터널도 80% 넘게 기준미달에 해당하는 등 방재등급이 높을수록 방재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고 문 의원은 지적했다.

지난 5월에는 충북 옥천 증약터널에서 8중 추돌사고가 발생해 운전자 2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옥천 증약터널은 지난 2019년 방재등급 2등급으로 상향됐다. 그러나 2등급 이상 터널에 설치됐어야 하는 ‘화재 진입차단 설비’가 없어 큰 사고로 이어졌다는 게 문 의원의 설명이다.

터널 방재등급은 ‘도로터널 방재시설 설치 및 관리지침’에 따라 터널 개통 후 5년마다 실측교통량 및 주변도로 여건 등 위험성을 조사해 재평가된다. 하지만 등급이 상향되더라도 등급에 맞는 방재시설 설치는 법적으로 의무가 아니다 보니 소급적용을 하지 않고있다.

문진석 의원은 “안전등급을 평가해 지정하는 이유는 위험도에 따라 방재설비를 충분히 확보해 안전사고를 낮추기 위한 것”이라며 “문제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방재등급에 따른 방재시설 설치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택영 기자 cty@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