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실수요자들 배려는 필수

채현주 기자
입력일 2021-10-11 14:05 수정일 2022-05-24 18:06 발행일 2021-10-1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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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현주 건설부동산부 차장

정부의 고강도 가계부채 관리에 시중은행들이 대출 문을 하나씩 닫고 있다. 2030세대의 유동성 숨통이었던 카카오뱅크마저도 마이너스통장대출을 중단했고, 얼마전 출범한 토스뱅크도 조만간 대출 문을 닫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가 연초 가계부채 증가율을 올해 5∼6%대로 낮춘다는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발표한 바 있는데, 주요 시중 은행들이 지금 금융당국이 억제 목표로 잡은 그 수치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시중은행의 7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03조4416억원으로, 이는 작년 12월 말과 비교해 4.97% 가량 늘어난 규모다. 연초 당국이 제시한 증가율 목표(5∼6%)의 하단까지 차오른 상황이다.

이런 분위기라면 올해 연말까진 은행권에서 어떤 면목으로도 대출 받기 어려울 것 같다.

정부가 강력한 가계대출 규제에 나선 것은 “집값을 잡겠다”는 것인데, 은행 뿐 아니라 보험사, 저축은행 대출 창구까지 틀어막고 있다. 앞뒤 따지지 않고 어떻게든 대출을 맞겠다는 식이다.

문제는 당장 대출이 필요한 실수요자들 피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엔 “우리가 집값 올렸냐”“이게 서민을 위한 정치냐”“살려달라”는 등의 실수요자들의 절실한 사연들이 쏟아지고 있다. 이에 집권 여당내에서까지 실수요자를 배려한 방안이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투기꾼들의 은행권 대출을 규제해야 하는데 곧 잔금대출을 받고 아파트에 입주해야 할 무주택 서민가구까지 규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집값은 미쳤고, 전세값은 2년 전 집값이 됐다.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피해를 구제받을 수 있는 정책적 배려는 아무래도 필수인 것 같다.

채현주 건설부동산부 차장  183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