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라떼] 이재명-이낙연, 경선 후 갈라설 가능성은…민주 “수사 결과 지켜봐야” 국힘 “중재하거나 해결할 가능성 높아”

조택영 기자
입력일 2021-10-09 09:48 수정일 2021-10-09 09:48 발행일 2021-10-09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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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목희 “수사 결과에 따라 모든 것 규정될 것”
김형주 “경선 끝나면 더 활활 타오를 계기 없어”
김재경 “청와대, 원팀 조력자 역할…최근 발언 이례적”
홍일표 “경선 끝나자마자 불복하긴 어려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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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pan style="font-weight: normal;">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 (연합)

“나 때는 말이야” 사람들이 현재를 지난날과 비교하며 지적할 때 자주 붙이는 말이다. 이를 온라인상에서는 ‘나 때’와 발음이 유사한 ‘라떼’라고 부른다. 브릿지경제신문은 매주 현 21대 국회 최대 현안에 관해 지금은 국회 밖에 있는 전직 의원들의 훈수, 라떼를 묻는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목희·김형주 전 의원, 제1야당 국민의힘에선 김재경·홍일표 전 의원이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마지막 지역 순회 경선을 앞둔 가운데,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둘러싸고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의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대선 후보 경선은 어디까지나 예선이고 내년 대선에 진짜 승부가 예정돼 있지만, 경선 이후 원팀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경선 불복론까지 고개를 들면서 대선 후보 선출 이후 여당의 대장동 내분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형국이다.

전직 의원들은 이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더불어민주당 이목희 전 의원은 “대장동 문제의 핵심은 ‘과연 이재명 지사가 책임이 있느냐’다. 물론 대장동 사건에서 불법 행위을 저지른 사람은 사법처리될 것이다. 정치적으로 보면 그런 상황이 벌어지는 데 있어서 이 지사가 알고 있었나 없었나, 책임이 있느냐 없느냐, 있다면 어느 정도 있느냐 등에 따라 수사 결과가 나올 것이고 두 사람(이 지사-이 전 대표)의 관계가 규정될 것”이라며 “개별적으로 이쪽이든 저쪽이든 불만을 토로할 수는 있겠지만, 수사 결과가 전체적인 판을 규정하는 것 아니겠나. 따라서 ‘현재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서로 비난하고 나섰다’, ‘그래서 원팀이 안 될 거다’ 이렇게 보기보다는 수사 결과에 따라서 모든 것이 규정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같은 당의 김형주 전 의원은 “경선 이후에는 공격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은가. 다만 이 지사가 대선 후보가 되더라도 화천대유로부터 돈을 받은 정황이라든지 이런 게 발견되면 사퇴할 수도 있다, 그런 부분까지 고려할 필요가 있다 등의 얘기가 나오는데 실질적으로 전체적인 당이 완전히 갈라서는 것은 쉽지 않을 거라 본다”면서 “친노, 친문 쪽 강성 당원들은 이 전 대표에 대해 탓하는 분위기지 않은가. 너무 이 지사를 세게 깐다 등의 반응인데, 경선이 끝나고 나면 공격이 더 활활 타오를 수 있는 계기가 없다. 그래서 당 내부 분란이 더 커질 것이라 보지 않는다. 물론 원팀이 어려울 것 같다는 등의 우려가 있지만 민주당은 국민의힘 보다 훨씬 원로들이 분산돼 있어서 막가파 식의 출렁거림은 적을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김재경 전 의원은 “대장동 사건을 두고 여야 할 것 없이 격화돼 있는 상황이고, 승부(경선)가 결정이 난 뒤 감정 때문에 서로(이 지사-이 전 대표) 협조가 되겠나 등의 걱정이 나오는 것 같다. 현재 집권 여당이고, 대통령도 있기 때문에 중재하거나 해결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야당보다는 훨씬 상황이 좋은 것”이라며 “야당은 갈라지고 나면 봉합을 시켜줄 만한 사람이 많지 않는데, 여당은 그런 측면에서는 여유가 있는 편이 아닌가. 그러나 최근 청와대에서 ‘엄중히 지켜보고 있다’ 등의 표현이 나오는 것을 봐서는 이례적이란 생각이 든다. 청와대가 누가 이기든 이긴 사람을 위해 원팀으로 만드는 데 있어 조력자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을 텐데 저런 워딩이 정치적으로 부담이 될 거라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같은 당의 홍일표 전 의원은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국민들은 대장동 사태에 대해 50% 정도가 이 지사의 책임이 크다고 봤고, 30% 정도가 국민의힘 책임이 크다고 봤다. 그래서 설훈 의원도 국민의 절반이 대장동 의혹과 이 지사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런 후보로 어떻게 본선을 치르겠느냐 이렇게 계속 얘기를 하고 있는 중”이라며 “일각에서는 민주당 후보가 선출되더라도 바뀔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보니, 이 전 대표 쪽에서 끝까지 화해하지 않고 다른 길을 가면서 사태를 지켜볼 가능성도 있긴 하다. 그러나 경선이 다 끝난 마당에 원팀으로 활동하지 않는다면 경선 불복과 같은 상황이 되기 때문에 쉽지 않은 일이라고 본다. 문제가 본격적으로 불거져서 다시 한번 후보의 문제가 나온다면 그때 가서 행동을 취하더라도, 경선이 끝나자마자 불복을 한다든가 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조택영 기자 cty@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