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첨단나노 GAA 공정으로 파운드리 '역전극' 시동

우주성 기자
입력일 2021-10-07 16:11 수정일 2022-05-25 05:29 발행일 2021-10-08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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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1’에 참석한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가 혁신 기술 도입으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의 ‘판 흔들기’에 나섰다. 7일 개최된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1’에서 삼성전자는 내년 상반기 세계 최초로 3나노미터(㎚) 반도체 양산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2025년에는 2㎚ 제품 양산도 시작한다.

시장 점유율에서 업계 1위인 대만 TSMC에 밀리고 있지만, 기술 경쟁력에서 만큼은 우위를 선점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의 승부수는 ‘GAA(Gate All Around)’다. TSMC가 기존 공정으로 3㎚ 반도체를 생산하겠다고 밝힌 틈을 타, 독자 개발한 GAA 기술 등을 통해 파운드리에서 초격차를 노린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포럼을 통해 내년 상반기부터 GAA 기술을 도입한 3㎚ 반도체를 양산한다고 밝혔다. 이어 2023년에는 3㎚ 2세대, 2025년에는 2㎚ 반도체 양산에도 돌입한다. 업계에서는 이번 로드맵이 TSMC를 노골적으로 겨냥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TSMC는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3㎚ 반도체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번 포럼에서 삼성전자는 기존 3㎚ 반도체 생산 일정을 TSMC가 공언한 시점보다 6개월 가량 앞선 시점으로 앞당겼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TSMC와 비슷하거나 조금 이른 시점에 3㎚ 양산에 돌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계획의 중추에는 GAA 기술이 자리잡고 있다. GAA는 효율적인 전력 사용이 가능한 차세대 트랜지스터 제조 기술이다. 기존 핀펫(FinFET) 방식보다 미세공정에 적합하다는 평가다. 접촉 면적이 넓을수록 트랜지스터의 성능이 개선되는데, 이런 트랜지스터의 접촉면적을 4개면으로 획기적으로 늘린 기술이 GAA다.

포럼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TSMC보다 이르면 1년 이상 앞서 GAA 공정을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삼성전자는 독자적인 GAA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MBCFET’ 기술을 통해 핀펫 기반 5㎚ 공정 대비 30% 향상된 성능을 선보일 계획이다. 해당 기술을 적용하면 기존 5㎚ 반도체보다 전력소모는 절반, 면적 역시 35% 이상 줄일 수 있다. GAA를 통해 반도체 생산에서 중요한 수율 개선도 가능하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3㎚ 공정의 경우 안정적인 생산수율을 확보하며, 양산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2025년 2㎚ 역시 해당 기술을 통해 양산한다는 것이 삼성전자의 청사진이다.

반면 TSMC는 3㎚ 생산을 GAA가 아닌 기존 기술로 생산할 방침이다. GAA 기술 적용은 2㎚ 생산 시점인 2023년 상반기부터 도입할 계획이다. 검증된 방식을 통해 3㎚까지는 안정적인 양산에 무게를 두겠다는 것이 TSMC의 전략인 셈이다. GAA 기술의 경우 혁신적이지만, 아직 ‘검증’되지 않은 기술이라는 점이 약점으로 꼽히고 있다. 실제 대만 지역 일부 외신은 GAA 기술에 대한 기술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반대로 삼성전자가 향후 안정적인 GAA 기술 적용에 성공하면, TSMC를 확실히 앞설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업계에서 후발 주자에 가까운 만큼, GAA 등 혁신 공정을 통한 시장 진출에 나서고 있다. 반면 TSMC는 기술적으로 선발주자인 만큼 더 안정적인 방식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안 전무는 “삼성전자가 TSMC를 앞서기 위한 방법은 사실상 GAA 등의 혁신 기술 구현이다. 삼성이 안정적인 기술 구현에 성공하면 TSMC를 기술적으로 앞설 수 있다”고 언급했다.

우주성 기자 wjsbur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