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전장MLCC·반도체 기판 등 고부가가치 기술에 '선택과 집중'

우주성 기자
입력일 2021-10-06 14:15 수정일 2022-05-25 05:31 발행일 2021-10-07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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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

삼성전기가 3분기 역대 실적을 앞두고, 고부가가치 기술에 투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주력산업인 MLCC(적층세라믹캐패시터)은 모바일용에서 부가가치가 높은 전장용의 비중을 늘려 산업 경쟁력을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반도체 기판 역시 기존 회로기판 사업을 정리하는 대신 첨단 반도체 기판에 1조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6일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MLCC 생산 비중에서 전장용의 비중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 MLCC는 반도체 등 전자제품 회로에 전류가 일정하게 흐르도록 제어하는 핵심부품이다.

해당 관계자 등에 따르면 하반기 양산을 시작한 삼성전기 텐진 2공장의 경우 현재 모바일 등 IT용과 전장용 MLCC를 동시 생산하고 있다. 2공장은 전장용 MLCC 생산이 가능한 설비를 갖추고 있지만, 차량용 반도체 공급 악화로 전장용 MLCC 수요가 줄면서, 모바일 MLCC 등의 양산에도 들어간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텐진 신공장(2공장)은 전장용 MLCC에 맞춘 설비를 구비하고 있지만, 시황에 따라 자동차 생산 외에 모바일 MLCC도 양산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삼성전기는 2공장을 중심으로 전장용 MLCC의 생산을 늘려 하반기에는 출하량 증가율을 두 자릿수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전장용 MLCC의 매출 비중도 올해 7%대에서 2024년에는 20%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완성차 업계의 시장 회복과 더불어, 향후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수요 확대로 전장용 MLCC 수요가 폭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모바일에 비해 고정밀 기술이 필요한 만큼 관련 투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한 관계자는 “지난해에 비해 올해 하반기의 경우 전장용 MLCC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 체감될 정도라, MLCC에서 전체 향후 전장용 생산 비중이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MLCC와 함께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 기판 분야에서도 과감한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반도체 기판 증설에 향후 1조원을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적으로 이사회 승인만 남겨둔 상태다. 지난해 기판 분야에 투자한 800억원의 12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삼성전기는 투자 규모와 투자 기판 분야에 대해 아직 내부적으로 확정된 바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반도체 기판 투자 시 FC-BGA나 FC-CSP 등에 투자할 가능성이 높다. FC-BGA는 반도체 칩과 패키지 기판을 플립칩 범프(Flip Chip Bump)로 연결하는 고집적 패키지 반도체 기판이다. 전기 신호 교환이 많은 CPU나 GPU에 주로 사용되며, 인공지능과 5G, 자동차, 서버 등을 중심으로 최근 수요가 세계적으로 폭증하고 있다. FC-CSP 역시 현재 납품 지연 등으로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

기존 회로기판 시장에서 철수하고, 향후 사업성이 유망한 첨단 반도체 기판에 기술과 설비 투자에 투자를 집중하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한 업계 관계자는 “FC-BGA 등 반도체 기판은 상당한 기술력을 요해 공급 업체가 적다. 2020년대 중반까지 만성적인 공급난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경쟁 심화로 RF-PCB 등 회로기판 사업에서 철수하고, 대신 고부가가치 기술인 반도체 기판에 집중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우주성 기자 wjsbur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