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촬영물 삭제 요청에도…일부 사업자, ‘내 멋대로’ 판단

조택영 기자
입력일 2021-10-05 15:12 수정일 2021-10-05 15:15 발행일 2021-10-05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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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빈 더불어민주당 의원. (제공=이용빈 의원실)

정보통신망을 운영·관리하는 일부 부가통신사업자가 불법촬영물 삭제 요청에도 방치하거나 신고 접수에서 제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사각지대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5일 이용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전체 불법촬영물 삭제 요청 건수 1만197건 중 절반에 가까운 4786건(46%)에 달하지만 사업자가 자의적으로 해석해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사업자는 방통위가 지정 고시한 기관·단체의 요청이 있으면 지체 없이 해당 정보의 삭제·접속차단 등 유통방지에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사업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삭제나 접속차단을 하지 않을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도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이행된 사례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방통위는 법 시행 초기인 점을 고려, 기관·단체와 사업자 간 협의를 통해 통계 유지 등 세부 기준을 마련할 방침이다. 연말까지 유예된 기술적·관리적 조치 이행 여부 역시 철저히 점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불법촬영물 등의 후속 조치 관리에서 사각지대가 발생한 점도 문제지만 광주·전남을 비롯해 강원, 세종, 울산, 충북 등 6개 시·도지역에는 불법촬영물 등 신고·삭제를 요청할 지정기관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용빈 의원은 “방통위는 n번방 사건의 사회적 피해가 얼마나 컸는지 다시금 상기하고 n번방 사건 이후 추진되는 후속 조치들을 차질 없이 진행하길 바란다”면서 “디지털 역기능 예방 차원에서 방통위가 주도적으로 기관·단체와 사업자 간 소통을 통해 법 시행 초기 발생한 사각지대를 적극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택영 기자 cty@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