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로 영끌해서 집사는 2030, 3년 새 2.5배 늘어…“충분한 주택공급 필요”

조택영 기자
입력일 2021-09-29 13:43 수정일 2021-09-29 13:45 발행일 2021-09-29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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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거래절벽<YONHAP NO-3485>
서울 송파구, 강남구 일대 아파트 모습. (연합)

집값의 절반 이상을 대출로 충당하는 2030 세대가 3년 사이 2.5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2030 세대의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도록 충분한 주택공급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017년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의 자금조달계획서(주택취득자금 조달 및 입주계획서) 123만7243건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주택구입 자금의 50% 이상을 금융기관 대출로 충당한 2030 세대는 2017년 하반기 15.3%에서 올해 상반기 36.2%로 2.4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주택구입 자금의 60% 이상을 대출로 충당하는 2030 세대는 같은 기간 6.8%에서 21.9%로 3.2배 증가하면서 더 높은 증가폭을 보였다. 올해 상반기에 집을 구매한 2030 세대 5명 중 1명은 집값의 60% 이상을 대출로 끌어안고 있는 대출 고위험군인 셈이다.

반면 올해 상반기에 대출을 전혀 끼지 않고 집을 산 2030 세대는 33.2%에 불과했다. 3명 중 2명은 주택구입 목적으로 금융기관의 대출을 이용한 것이다.

강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갭투자 현황자료에 따르면, 수도권 주요 지역의 갭투자 비율은 35%에서 50% 사이 였다. 일부 지역은 60%를 넘는 것을 감안했을 때 2030 세대가 본인의 돈으로 집을 사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강 의원은 설명했다.

강 의원은 “최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일부 인상하긴 했지만, 코로나19 종식까지 당분간은 전 세계적인 저금리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정부의 각종 대출규제 정책에도 불구, 대출은 여전히 집을 사기 위해 가장 보편적으로 쓰이는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저금리로 인해 대출이 매력적인 주택구매 수단이지만, 향후 금리 인상 시점에서는 이자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면서 “충분한 주택공급을 통해 영끌을 해서라도 집을 사려는 2030 세대의 불안감을 해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택영 기자 cty@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