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미국인 3년 5개월간 국내 아파트 5조 넘게 구매”

조택영 기자
입력일 2021-09-29 10:14 수정일 2021-09-29 10:19 발행일 2021-09-29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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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거래절벽<YONHAP NO-3487>
서울 시내 아파트단지 모습. (연합)

중국인과 미국인이 최근 3년 5개월간 5조원어치가 넘는 국내 아파트를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세청과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지난해 5월까지 중국인이 취득한 국내 아파트는 3조1691억원, 미국인이 취득한 아파트는 2조1906억원에 달했다. 5조3500억원이 넘는 규모다.

중국인과 미국인의 아파트 취득 건수는 각각 1만3573건, 4282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전체 외국인의 아파트 취득 건수는 2만3167건, 금액은 7조6726억원에 달했다. 금액을 놓고 보면 중국인이 41.3%, 미국인이 28.6%를 차지했다.

‘내 집 마련’에 대한 국민들의 열망이 높아져 가는 가운데, 외국인의 국내 부동산 보유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김 의원이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외국인 보유 필지는 2배 넘게 증가했고, 공시지가는 26% 상승했다.

특히 중국인의 부동산 매입세가 두드러졌다. 주택의 경우, 중국인 매입 건수는 524건에서 6233건으로 10년간 12배 가까이 증가했다. 교류 확대로 인한 실거주자 증가에 더해 재산으로서의 부동산 매입도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5개월간의 중국인 주택 매입은 2625건으로 전체 외국인 매입 3658건 중 72%를 차지했다.

김주영 의원은 “외국인의 부동산 투자에 대한 우리나라의 대응은 아직 초기 수준이다. 대응은커녕 현황 파악도 꼼꼼히 돼 있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며 “부동산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가 높은 상황에서 행정당국이 외국인의 부동산 현황부터 세세하게 유형별로 파악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정책들이 외국인에게는 적용되지 않으므로, 내국인 입장에서는 오히려 외국인의 국내 부동산 취득이 유리해 역차별이라 느낄 여지가 존재한다”면서 “환치기와 탈세 등 각종 꼼수로 부동산을 취득하는 경우 원천 방지하고, 정책에 있어 우리 국민이 불합리를 느끼지 않도록 당국의 철저한 관리와 대응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조택영 기자 cty@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