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창동 대기자의 자영업 이야기] ‘위드 코로나’ 시급하다

강창동 기자
입력일 2021-09-29 07:00 수정일 2021-09-29 07:00 발행일 2021-09-29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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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동 유통전문 대기자·경제학 박사

지난주 금요일 밤 찾은 대구광역시 수성구 들안길에는 적막감이 감돌았다. 들안길은 명실공히 전국 최대 먹거리타운이라고 할 만한 곳이다.

대구시민들의 유일한 도심 유원지인 수성호수를 끼고 다양한 업종의 음식점과 카페가 잔뜩 몰려있다. 덕분에 금요일과 주말 저녁은 사람과 자동차들이 뒤엉켜 차 댈 곳을 쉽사리 찾지못할 정도였다.

코로나19 사태가 2년째 이어지면서 들안길 풍경은 180도로 변했다. 2년 전 가봤던 식당도 조용하긴 마찬가지. 넓은 주차장에 20여개 룸이 있지만 금요일 저녁 손님은 단 두팀뿐이었다.

다음날인 토요일 점심때도 분위기는 별반 다르지 않았다. 식당 주인은 “보시다시피 5명이 넘던 종업원을 다 내보내고 이제 딱 한명 남았다”고 긴 한숨을 내쉬었다.

‘위드(with) 코로나’가 시급하다. 도심상권, 동네상권 가리지않고 자영업자들이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는 말이 결코 과장이 아니다. 실제 전국 곳곳에서 자영업자들의 극단적인 선택이 잇따르고 있다.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단계에 다다랐음을 알리는 명백한 신호이다.

이는 통계청 자료로도 입증된다. 최근 통계청이 낸 가계금융복지조사 마이크로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수도권에서 부채를 진 가구주 중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가구의 평균 부채는 3억3147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를 전국으로 범위를 넓히면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가구의 평균 부채는 2억4966만원으로 조사됐다.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2021년 8월말 현재 130만명에 달한다. 한국신용데이터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서울 마포구, 서초구 등 주요지역 자영업 매출은 2019년 대비 50% 수준을 나타낸다. 지방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폐업한 자영업자들은 빚더미에 눌려 도시빈민층으로 전락하고 있다. 카페를 운영하던 30대 부부는 권리금을 한푼도 못 건지고 가게를 닫았다. 임대보증금만으로는 부채상환도 빠듯했다. 방 세개짜리 빌라를 팔아 33㎡짜리 원룸으로 옮겼다. 주방기기, 가구, 소파 등은 모두 헐값에 팔아치웠다. 당장 생계비가 급했다. 남편은 배달일, 아내는 마트에서 아르바이트 일을 하고있다. 하지만 이들 부부가 ‘카페 주인’으로 재기하는 길은 매우 좁아보인다. 오히려 자영업발 후폭풍이 사회불안정과 양극화의 골을 깊이 팔 가능성이 커 보인다.

정부는 위드 코로나 정책을 시급히 앞당겨야 한다. 정부는 내달말 60세 이상 고령층의 90%, 성인 80%가 코로나19 예방접종을 완료해 ‘위드 코로나’를 위한 전제조건을 달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또 확진자 수가 현재 2000명대를 기록하고 있으나 예방접종 효과로 인해 치명률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창동 유통전문 대기자·경제학 박사 cdkang1988@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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