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자폐 조기 진단·치료제 개발’ 등 초고난도 3대 과제 선정

조택영 기자
입력일 2021-09-23 10:32 수정일 2021-09-23 10:33 발행일 2021-09-23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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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진 원장 “도전적 연구 장려하는 문화 만들어 나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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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 조기 진단 및 치료제 개발. [제공=KIST]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새롭게 도전하는 그랜드챌린지(GC) 사업을 통해 성공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성공할 경우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초고난도 연구를 본격 추진한다고 23일 밝혔다.

지난해 취임한 윤석진 KIST 원장은 KIST를 포함한 출연(연)들의 문제점으로 제기돼온 △성과 중심의 연구 지향 △성공 가능성이 높은 연구 추진 등을 탈피해 ‘미지 영역의 답이 없는 연구’, ‘세계 최초 연구’를 시도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KIST는 도전적 연구환경 조성을 위해 지난해 11월부터 GC 후보 과제 공모를 시작, 총 22건의 과제를 접수했고 사전 기획연구와 연구주제별 국내외 전문가 17인의 평가 등을 거쳐 △자폐 조기 진단 및 치료제 개발 △지방 면역 유도 노화 제어 기술 △인공 광수용체 기반 시각복원 기술 등 3대 과제를 최종 선정했다.

자폐 조기 진단 및 치료제 개발(연구책임자 추현아 박사)은 조기에 진단할수록 치료 효과가 큰 자폐를 증상별 핵심 기전 기반으로 조기에 진단하고, 맞춤형 치료제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현재까지 가장 빠르게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은 생후 14개월 이후 진단이 가능하며, 자폐 연구에 앞서가고 있다고 평가를 받는 미국에서조차 평균 자폐 진단 연령이 4.5년에 불과하다. 연구팀은 연속 뇌 추적 기법을 개발해 출생 직후 자폐를 진단하고, 자폐 증상별 치료제를 제안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또 MIT, 하버드대 및 듀크대 등과 글로벌 네트워크 협업 연구도 수행한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지방 면역 유도 노화제어 기술 개발(연구책임자 김세훈 박사)은 초고령 사회를 대비, 건강한 노화를 유도하는 원천기술 개발을 목표로 한다. 나이가 들면서 노화세포가 가장 많이 축적되는 조직이 내장지방이라는 것에 착안해 지방조직 내의 노화세포-면역세포 간 생물학적 상호작용을 규명하고, 면역 시스템을 올바른 방향으로 유도해 전신 노화 현상을 통제하는 새로운 개념의 노화 제어기술을 개발할 방침이다.

인공 광수용체 기반 시각복원 기술 개발(연구책임자 김재헌 박사)은 인공 광수용체를 활용해 지속적이면서 색 인지가 가능한 인공망막 원천기술 개발을 목표로 두고 있다. 카메라 기반 인공 망막, 시신경 자극기 등 답보상태에 있는 기존 기술과 차별화된 접근 방식으로, 망막이 손상된 환자 시신경에 인공 광수용체를 도입해 시력을 복원하는 패러다임 전환형 기술을 확보한다. 이를 통해 고령화로 증가되는 시각 장애 극복과 망막 질환으로 인한 사회적, 경제적 손실을 감소시키고 인공망막 시장을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3대 과제는 향후 3년간 연구를 수행하고 목표의 달성뿐 아니라 성장 관점에서의 평가를 통해 추가 3년의 연구를 수행할 수 있다. 3대 과제의 성공적인 수행을 위해 연구비, 공간, 시설 등 다양한 방식으로 연구자 맞춤형 지원이 이뤄질 예정이다.

윤석진 KIST 원장은 “도전적 연구를 수행하는 데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은 연구수행 결과의 가치를 논문 등으로 입증해야 하는 평가 제도에 있다”면서 “GC 과제는 기존 연구를 통해 실현 가능성이 입증된 분야가 아니기 때문에 모험적 연구수행의 결과물과 과정 모두를 성과로 인정해 주는 방식이다. 이러한 방식으로 도전적 연구를 더욱 장려하는 문화를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조택영 기자 cty@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