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특사 BTS “미래세대는 ‘로스트’ 아닌 ‘웰컴 제너레이션’”

조은별 기자
입력일 2021-09-20 22:41 수정일 2021-09-21 10:18 발행일 2021-09-20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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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G Moment 참석한 BTS<YONHAP NO-3559>
그룹 BTS(방탄소년단)이 20일(현지시각) 뉴욕 유엔본부 총회장에서 열린 제2차 SDG Moment(지속가능발전목표 고위급회의) 개회식에 참석해 있다. (사진=연합)

“미래세대는 ‘로스트 제너레이션’(lost generation)이 아닌 ‘웰컴 제너레이션’(Welcome generation)이라는 이름이 더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변화에 겁먹기보다 ‘웰컴’이라 말하면서 앞으로 걸어가는 세대라는 의미에서요.”(진)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한 ‘미래세대와 문화를 위한 대통령 특별사절’ 방탄소년단이 청년들을 위한 희망의 메시지와 퍼포먼스를 전했다.

방탄소년단은 20일 뉴욕 유엔 총회장에서 열린 지속가능발전목표 고위급 회의(SDG 모멘트) 행사에 참석했다.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최고의 민간특사, 이 시대 최고로 사랑받는 아티스트, 미래세대와 문화를 위한 대통령 특별사절 BTS의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라는 소개를 받고 등장한 방탄소년단은 7명의 멤버들이 각자 돌아가면서 발언하는 형식으로 연설에 나섰다.

리더 RM은 “대한민국 대통령 특사 방탄소년단”이라고 소개하며 “미래 세대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이 자리에 왔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 자리에 오기 전, 전 세계 10~20대에게 지난 2년을 어떻게 보냈고 지금은 어떻게 살아가는지 물어봤다”고 소개했다.

진은 “지난 2년 저도 당혹스럽고 막막한 기분이 들었다”고 털어놓았고 지민도 “누구를 탓할 수도 없고 억울할 것이다. 나는 어제와 똑같은데 평행세계에 온 것처럼 변했다”고 했다.

정국은 “인생에서 기념해야 할 순간이 취소돼 많이 아쉬웠을 것이다. 우리도 오래 준비한 콘서트 투어가 취소돼 많이 속상했다”고 털어놓았고 슈가는 “그동안 당연하다고 느꼈던 순간의 소중함을 알게 됐다”고 강조했다.

RM은 “지금의 10대, 20대에 대해 길을 잃게 됐단 의미에서 ‘코로나 로스트 제너레이션’으로 부르기도 한다고 들었다”면서도 “그러나 어른들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길을 잃었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가능성과 희망을 믿으면 예상 밖의 상황에서도 길을 잃는 게 아니라 새로운 길을 발견할 것”이라며 “새로 시작되는 세상에서 서로에게 ‘웰컴’이라고 말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 BTS와 함께<YONHAP NO-3532>
문재인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각) 뉴욕 유엔본부 총회장에서 열린 제2차 SDG Moment(지속가능발전목표 고위급회의) 개회식 참석에 앞서 그룹 BTS(방탄소년단)와 대화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제이홉은 기후변화에 대한 화두를 던졌다. 그는 “지구에서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 안 남은 것 같은 불안감이 든다”며 “기후변화가 중요한 문제라는 건 다들 공감하지만 최선의 해결방법은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RM은 “어려운 이야기지만 환경문제에 진심으로 관심을 가지고 전공으로 택하는 학생들이 많다. 아무도 겪어보지 않은 미래이기에 어떤 방식으로 살아가는 게 맞는지 스스로 답을 찾아가고 있다”고전했다.

뷔도 “우리의 미래에 대해 너무 어둡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우리가 주인공인 이야기의 페이지가 한참 남았는데 엔딩이 정해진 것처럼 말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이들에게 백신 접종을 호소하기도 했다.

제이홉이 먼저 “우리 7명 모두 백신을 맞았다”고 말하자 RM은 “백신 접종은 우리를 기다리는 팬들과, 이 자리(UN)에 오기 위한 일종의 티켓이다”며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하고 있다”고 했다.

뷔도 “새로운 일상을 이어나가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며 “얼굴을 마주하고 만날 날이 멀지 않다, 그때까지 긍정적인 에너지로 일상을 채워가자”고 격려했다.

연설을 마친 이들은 자신들의 세 번째 영어싱글 ‘퍼미션 투 댄스’(Permission to Dance) 퍼포먼스로 전 세계 미래세대에게 희망과 격려를 보냈다. ‘퍼미션 투 댄스’는 ‘즐겁다’, ‘춤추다’, ‘평화’를 의미하는 국제 수화를 안무에 활용해 화제를 모은 곡이다.

방탄소년단은 자신들이 연설한 장소와 UN 총회 건물을 배경으로 ‘퍼미션 투 댄스’의 영상을 새롭게 촬영했다. 지난 18일 출국한 방탄소년단은 뉴욕에 도착 직후 바로 해당 영상을 촬영하며 빡빡한 일정을 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