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티브시니어] ‘위드 코로나’에 대한 기대

손현석 명예기자
입력일 2021-09-02 14:08 수정일 2021-09-02 14:09 발행일 2021-09-03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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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현석기자
손현석 명예기자

코로나19의 변이종이 늘어나면서 갈수록 확산에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정부는 이를 막기 위해 방역단계를 높여가며 안간힘을 쓰고 있으나 갈수록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코로나19를 퇴치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처음 코로나19가 발생했을 때만 해도 우리는 ‘까짓것 몇 달만 고생하면 되겠지’라고 단순하게 생각했다. 그런데 몇 달이 아니라 몇 년이 지났는데도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정부는 확진자가 늘어날 때마다 방역단계를 높인다. 이로 인해 국민의 생활은 피폐해 지고 있고, 소상공인들과 자영업자들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이런데도 정부는 아직도 확진자가 늘어나면 방역단계를 높이고, 확진자가 줄어들면 방역단계를 낮추는 구태의연한 대책만 내놓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이 반복되면서 확진자 수가 점점 더 늘어나자 방역 전문가들은 “계속된 변이종의 발생으로 더는 코로나 19를 퇴치하기가 불가능한 상태로 접어들었다”며 “이제는 정부도 방역 패러다임을 바꿀 때가 됐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그러자 정부는 추석 전까지 국민의 70%인 3600만 명의 접종을 완료하고 나면 2차 접종이 완료되는 9월 말 이후부터 코로나 19 방역 체계를 위드 코로나 방식으로 관리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위드 코로나 방식이란 예방 접종으로 코로나의 치명률을 독감 수준으로 떨어뜨린 후 독감을 관리하듯 백신과 치료제 등으로 코로나 19를 관리하는 것을 말한다.

얼마 전 영국 축구 프리미어 리그가 새 시즌을 개막했다. 경기장마다 수만 명의 관중이 빽빽이 들어선 것을 TV를 통해서 볼 수 있었다. 관중 가운데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 사람은 거의 찾아볼 수가 없었다. 이는 영국 정부가 지난 7월 19일에 ‘자유의 날’을 선포하고, 마스크 착용 의무, 재택근무, 실내외 모임 인원 제한 등 코로나19 방역규제를 해제했기 때문이다.

영국은 높은 백신 접종률을 기록하고 있으면서도 아직도 하루 5만 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는 위험한 나라다. 그런데도 방역규제를 해제한 것은 코로나 19의 변이종이 끊임없이 나타나는 상황 속에서 기존의 방역 조치로는 더는 통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우리나라도 이제는 방역단계만 높여서 코로나 19를 해결하기에는 한계점에 도달했다. 이 시점에서 정부가 할 일은 백신 수급을 원활하게 해 속히 온 국민이 백신 접종을 완료하게 하는 것뿐이다. 그리고 국민의 사회활동을 제한하는 방역단계에 매달리지 말고, 위드 코로나 방식으로 속히 전환해야 한다.

방역 체계가 위드 코로나 방식으로 바뀌면 이후 방역은 국민 각자가 책임져야 한다. 스스로 백신을 맞고, 스스로 마스크를 쓰고, 스스로 사람 많이 모이는 것을 피하면서 코로나 19에 감염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코로나 19의 완전한 퇴치는 어려울지 몰라도 국민의 정상적인 사회활동이 억압받지 않을 수 있다. 시장도 정상화되고,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도 고통받지 않게 된다.

손현석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