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도쿄올림픽 방송사고에 보도본부장 사퇴·스포츠국장 교체

조은별 기자
입력일 2021-08-23 12:04 수정일 2021-08-23 13:03 발행일 2021-08-23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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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2020 도쿄올림픽 개막식 생중계 화면 캡처

MBC 보도본부장이 2020 도쿄올림픽 개막식 중계 사고의 책임을 지고 사퇴의사를 밝혔다.

23일 MBC에 따르면 민병우 보도본부장은 이날 오전 임원회의에서 도쿄올림픽 방송사고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박성제 사장이 사의를 수용했다.

또 송민근 스포츠국장은 관리책임을 물어 교체하고, 엠비씨 플러스의 조능희 사장과 황승욱 스포츠 담당 이사에 대해서는 엄중 경고조치를 내렸다.

MBC는 이날 도쿄올림픽 방송사고 조사위원회를 통해 중계방송에서 잘못된 이미지 및 자막이 사용된 경위도 공개했다.

조사위원회는 사고원인을 ▲인권과 상대 국가 존중 등 공적가치와 규범에 대한 인식이 미흡 ▲방송심의 규정 등 관련 규정과 과거 올림픽 사례에 대한 교육이 부족 ▲국제 대형 이벤트 중계방송에 대한 가이드라인과 검수 시스템이 미비 ▲중계방송 제작 준비 일정을 제대로 수립하지 못했기 때문 등 크게 4가지로 분석했다.

특히 개막식에서 참가국을 소개하는 과정 중 우크라이나를 소개하며 체르노빌 원전 등 부적절한 사진과 자막을 사용한 것에 대해 방송 강령에 명시된 ‘인류 문화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다른 문화를 모독하거나 비하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키지 못했다고 보았다.

아울러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중계방송을 하면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주의 조치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동일한 사건이 재발한 것은 잘못임을 지적하며 스포츠 등 특정 프로그램 제작 가이드라인이 부재로 방송 준비에 혼선이 있었던 것도 원인 중 하나로 꼽았다.

MBC는 조사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개인의 판단 또는 실수로 부적절한 자막과 사진, 자료화면 등이 방송되지 않도록 스포츠제작 가이드라인과 검수시스템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또 추후 ‘MBC 공공성 강화 위원회’를 설치하여 전반적인 제작시스템을 점검하고 혁신을 추구하겠다고 밝혔다.

올림픽 중계 제작진에 대해서는 MBC와 MBC플러스 양사가 각각 인사위원회를 개최한 후 적절한 인사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