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물→먹는 물 바꿔 개도국 돕는다…UNIST 연구팀, 태양열 해수 담수화 장치 개발

조택영 기자
입력일 2021-08-22 14:37 수정일 2021-08-22 14:37 발행일 2021-08-22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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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사진]
태양열로 바닷물을 증류해 먹는 물로 바꿔내는 해수 담수화 장치를 개발한 UNIST 장지현 교수팀. 상단중앙부터 시계방향 장지현 교수, 윤종철 연구원, 소우롭 샬레 연구원, 하성지 연구원, 강지훈 연구원. (제공=울산과학기술원)

태양열로 바닷물을 증류해 먹는 물로 바꿔내는 해수 담수화 장치를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연구진이 새롭게 개발했다. 기존보다 태양열을 효과적으로 흡수할 수 있도록 설계해 담수 전환 양을 늘리고, 장치 내구성도 3배 이상 상승시켜 식수난을 겪고 있는 개발도상국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다.

UNIST는 에너지화학공학과 장지현 교수팀이 태양열을 효과적으로 흡수할 수 있는 광 증기 증발 장치를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증발 장치를 1㎡ 크기로 만들 경우, 1시간에 1.6kg 이상의 담수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광 증기 증발 장치(Solar Evaporator)는 태양열로 물을 증발시키는 장치다. 광 증기 증발 장치로 빨려 들어간 바닷물에서 순수한 물은 증기 상태로 나오고, 소금과 같은 염 찌꺼기는 증발 장치에 남게 되는 원리다. 증발된 물을 다시 응결시키면 식수로 사용할 수 있다.

이 장치는 열 분산을 잘 막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바닷물 위에 떠서 작동하는 특성상 열 손실이 일어나기 쉽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태양광을 잘 가둘 수 있도록 광 증기 증발기를 디자인해 빛 흡수를 최대화했다. 다중 반사 시스템으로 반사된 빛이 재흡수 될 수 있도록 설계해 광 흡수체가 흡수하는 빛(열)의 양을 늘렸다. 광 증기 증발기의 광 흡수체가 흡수한 열과 바닷물이 만나면서 증발이 일어난다. 광 흡수체가 더 많은 열을 흡수하게 되면서 얻을 수 있는 담수 양이 10% 정도 증가했다.

또 광 흡수체에 염이 쌓이는 것도 막아 수명을 3배 이상 늘렸다. 광 흡수체에 염이 쌓이면 수명이 줄어든다. 이를 막기 위해 광 흡수체를 두 종류 물질로 만들었다고 한다. 위쪽은 바닷물을 튕겨내는 소수성 물질을, 하부는 친수성 물질을 사용했다. 하부에 쌓인 염은 바닷물에 씻겨 내려간다.

개발된 광 증기 증발기의 증기 변환 효율은 90%에 가깝다. 연구팀은 열전달 해석과 추가적 실험을 통해 증발기가 이 같은 초고효율을 보인 원인도 찾아냈다. 광 흡수체 표면에 생긴 증기 박막이 열 손실을 줄인 것이다.

장지현 교수는 “기존 탄소소재 광 흡수체 기반 증발기는 태양광의 열을 증기로 바꾸는 효율이 70~80%에 그치는 한계가 있었다. 이번 연구에서는 광 흡수체 형태와 열 물리적 특성을 제어해 90%에 가까운 효율을 달성했다”며 “개발된 3D 프린팅 광-증기 증발기는 매우 경제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 담수 부족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조택영 기자 cty@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