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상위 20%만 소득 증가, 가계 총소득은 감소…양극화 심화

조택영 기자
입력일 2021-08-19 16:47 수정일 2021-08-19 16:48 발행일 2021-08-2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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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2021년 2분기 가계동향조사’ 발표
통계청 '소득은 0.7% 감소, 지출은 4.0% 증가'<YONHAP NO-3203>
정동명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이 19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1년 2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 2분기(4~6월) 상위 20%에 해당하는 부자들은 소득이 늘어난 반면 하위 20%의 소득은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은 19일 이 같은 내용의 2021년 2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에서 다소 벗어나며 경기 회복 분위기가 타났던 2분기 중 소득 상위 20%(5분위)만 월평균 소득이 증가했다. 소득 상위 20%의 월평균 소득은 924만1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 늘었다.

소득 하위 20%(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96만6000원으로 6.3%, 20~40%(2분위) 가구가 236만5000원으로 0.9%, 40~60%(3분위) 가구가 366만1000원으로 0.7%, 60~80%(4분위) 가구가 519만2000원으로 3.1%씩 감소한 것과 비교된다. 상위 20%를 제외한 모든 분위에서 소득이 하락하면서 전체 가구의 월평균 소득도 431만5000원으로 0.7% 감소했다.

정동명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지난해 5월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에 따른 기저효과로 공적이전소득이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1~4분위 가구의 소득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올해는 같은 시점에 전국민 지원금을 지급하지 않아 공적이전소득이 크게 줄어드는데 이때 줄어든 소득이 저소득 가구에 더 큰 영향을 미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는 설명이다.

근로·사업소득 등 시장소득 기준으로 보면 2분기는 저소득층도 늘어나는 시기였다. 소득 하위 20%의 근로소득은 2분기 중 19.6%, 사업소득은 16.1% 증가했다. 상위 20%의 근로소득은 4.8%, 사업소득이 1.3% 늘어난 것과 대조된다.

하지만 차이를 만든 원인은 공적이전소득이다. 하위 20%는 재난지원금 효과가 없어지면서 공적이전소득이 22.5% 크게 줄었다. 이들 계층은 근로·사업소득보다 공적이전소득이 커 공적이전소득이 큰 폭으로 줄면 근로·사업소득이 늘어도 전체 소득이 줄어들게 된다.

하위 20% 가구의 공적이전소득이 전체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6.4%에 달하는데 비해 상위 20%는 4.6%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지원금 효과가 사라질 때 고소득층보다 저소득층이 더 큰 타격을 받게 된다.

소득 양극화 정도를 가늠하는 균등화 처분가능소득의 ‘5분위 배율’은 5.59배로 1년 전(5.03배)보다 오르면서 악화했다. 5분위 배율은 소득 상위 20%의 평균 소득을 하위 20%의 평균 소득으로 나눈 값으로 배율이 클수록 소득 격차가 크다는 것을 뜻한다.

세종=조택영 기자 cty@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