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100] 올림픽 끝나도… 무례한 인터뷰 연이어 논란

조은별 기자
입력일 2021-08-12 18:30 수정일 2021-08-12 18:30 발행일 2021-08-13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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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Talk] 도쿄올림픽 감동 깨뜨린 무개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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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국민에게 환희와 감동을 안겼던 2020 도쿄 올림픽이 끝났다. 이번 올림픽 기간 내내 보여준 MZ세대 선수들의 분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지친 국민들에게 잠시나마 기쁨을 안겼다. 비인기종목의 설움과 메달을 따지 못했다는 아쉬움에도 국민들은 마지막까지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게 진심을 다해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그러나 올림픽 개막식부터 논란을 빚은 구세대의 인터뷰는 마지막까지 찬물을 끼얹었다. 대표적인 예가 지난 9일 귀국한 한국 여자 배우대표팀의 기자회견이다. 당시 진행을 맡은 유애자 한국배구연맹 경기운영위원은 올림픽 4강 진출의 주역이자 대표팀 주장인 김연경 선수에게 대통령과 협회, 후원사를 향한 ‘강제 감사’를 강요해 논란을 빚었다.

귀국 소감 말하는 김연경<YONHAP NO-3249>
여자 배구대표팀 주장 김연경 (사진=연합)
유애자 위원은 여자배구 대표팀 포상금 6억원을 생색내듯 김연경에게 질문하고 포상금을 지원한 조원태 한국배구연맹 총재,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 오한남 대한배구협회 회장 등의 이름을 거론하며 감사 인사를 강요했다. 유 위원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대통령님께 인사할 기회가 왔다”며 재차 ‘감사’를 종용해 누리꾼들의 거센 질타를 받았다. 당시 기자회견이 김연경 선수가 일본에서 귀국하자마자 공항에서 이뤄졌기에 누리꾼들의 분노는 더욱 커졌다. 대한배구협회 게시판은 이에 대한 성토가 빗발쳤다. 비난 여론이 커지자 김연경 선수는 직접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문 대통령 축전을 캡처해 올린 뒤 “감사합니다”라는 글귀를 올리며 논란을 진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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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김어준도 근대 5종 종목을 비하하는 듯한 발언으로 빈축을 샀다. 김어준은 10일 자신이 진행하는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2020 도쿄올림픽 근대 5종 남자 개인전 동메달리스트 전웅태와 전화 인터뷰를 나누며 “근대 5종 경기는 중학교 운동회 같은 느낌”이라며 해당 종목과 선수를 폄훼하는 발언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당시 인터뷰에서 김어준은 “다섯 종목을 따로따로 국내 대회에 나간다면 예선 통과는 되느냐”고 물었고 전웅태는 “고등학생 이상은 되는 것 같지만 실력 가늠이 잘 안 된다”고 답했다. 그러자 김어준은 “일반인은 고등학생이 뭡니까, 중학생도 못 이기죠. 그런데 고등학생 수준은 된다?”라고 반문하며 크게 웃었다. 모호한 김어준의 질문 의도에 전웅태는 “고등학생은 이길 것 같은데, 한번도 해본 적 없어서 모르겠다”고 차분히 답변했다.

김어준은 무례한 질문을 계속 이어나갔다. 그는 “사격과 육상을 같이하죠? 이번 올림픽에선 못 보고 지난 중계에서 봤는데 굉장히 이상하더라”, “중학교 운동회 같은 느낌이다. 빨리 뛰어가서 뭘 집어오고, 뭘 쏘고, 또 뛰고. 몇 번을 하는지”라며 인상비평 수준의 멘트를 이어갔다. 또 전웅태가 가장 자신 있는 종목을 레이저런으로 꼽으며 “근대5종 종목의 꽃이라고 할 수 있다”고 하자 “맨 마지막에 있는? 이게 제일 이상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인터뷰 마무리도 불쾌했다. 김어준은 “스튜디오에 (다른 출연자) 두 사람이 있기 때문에, 이분들한테 말을 좀 걸어야하거든요? 오늘 여기까지 하겠습니다”라며 황급히 인터뷰를 끝냈다. 통상 라디오 생방송 인터뷰가 시간에 쫓긴다 하더라도 다른 인터뷰이에게 말을 걸기 위해 인터뷰를 마친다는 발언은 선을 넘었다는 게 누리꾼들의 지적이다.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