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창동 대기자의 자영업 이야기] 코로나로 거리두기 장기화 조짐… 자영업 더 이상 버틸 여력 없다

강창동 기자
입력일 2021-08-11 07:00 수정일 2021-08-11 07:00 발행일 2021-08-11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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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동 유통전문 대기자·경제학 박사

코로나19 사태가 1년 이상 이어지면서 자영업자들을 그로기 상태로 내몰고 있다. 자영업에 관한 한 IMF외환위기때보다 더 치명적인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올 1∼7월 폐업한 ‘일반 음식점’수는 3만1000개로 IMF외환위기가 터진 1998년 폐업한 일반 음식점수 1만2492개의 2.5배에 달한다. 여기에 ‘휴게 음식점(1만2500개)’과 유흥주점, 숙박업체 등을 합치면 음식숙박 업종에서만 폐업자수가 5만명에 육박한다.

음식숙박 업종뿐만이 아니다. 자영업시장 전체가 쪼그라들고 있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과 통계청 조사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자영업자는 558만명으로 전체 취업자 2763만여명의 20.2%에 그쳤다. 이 비중은 관련 통계가 있는 1982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연말로 다가갈수록 이 비중은 더욱 낮아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우선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가 30개월 이상 감소세를 나타낸 반면 고용원 없는 ‘나홀로 사장’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인건비를 지급할 여력이 없는 자영업자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을 두가지다. 첫째는 ‘나홀로 사장’으로 변신하는 것, 둘째는 문을 닫는 것이다.

더욱이 자영업자가 금융권에 진 빚도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났다. 한국은행의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월말 기준 자영업자 대출규모는 831조8000억원으로 코로나19 사태 이후 1년간 약 131조8000억원이 늘었다. 이 빚을 낸 자영업자는 246만명이다. 1인당 3억3800만원 꼴이다.

고용원 없이 혼자 사업을 끌고가는 영세한 자영업자가 3억3800만원의 빚을 갚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폐업을 결심하고 가게를 양도한 다음 생기는 권리금 등으로 빚을 갚거나, 자신의 자산을 처분해 빚을 갚는 수 밖에 없다. 파산자도 속출할 것이다. 따라서 코로나19 사태가 끝나더라도 그 후폭풍은 자영업-금융-부동산 시장 전반을 덮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서 주목할 대목은 바로 430만명 나홀로 사장(1인 자영업자)의 향방이다. 언제든 문을 닫을 수 있는 잠재적 폐업 그룹인 까닭이다.

가장 행복한 시나리오는 내년 상반기중 코로나19가 완전히 물러가고, 하반기부터 폭발적인 보복 소비가 일어나서 1인 자영업자가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로 원상 회복하고, 꾸준히 빚을 갚아나가는 것이다. 만약 변이종이 지속적으로 출현해 코로나19 사태와 사회적 거리두기가 내년말까지 이어진다면 ‘자영업 몰락’은 시나리오가 아니라 현실이 될 게 분명하다. 최악의 시나리오다. 사회빈곤층이 단기간에 수백만명 늘어나고, 이들을 위한 복지비용으로 나라 재정마저 휘청거릴 지경에 이르지 않으려면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한 대책을 준비해야 한다. 내년 3월에 결정되는 다음 정부가 풀어야할 복잡다단한 숙제가 아닐 수 없다.

강창동 유통전문 대기자·경제학 박사 cdkang1988@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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