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클릭 시사] 천리마와 백락

조진래 기자
입력일 2021-06-13 13:44 수정일 2021-06-13 13:45 발행일 2021-06-1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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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당송 8대가’로 이름을 날렸던 ‘한유’라는 시인 겸 정치사상가 있었다. 그가 쓴 ‘한유의 잡설’에 천리마와 백락의 이야기가 처음 나온다.

한유는 자신을 하루에 천리 길을 달릴 수 있는 ‘천리마’라고 자부했다. 그리고 임금은 그런 천리마를 알아봤던 춘추시대 장인 ‘백락’ 이어야 한다고 믿었다.

그는 세상에는 자기 같은 천리마가 항시 눈 앞에 있는데, 이를 알아보는 백락은 항상 있는 것이 아니라며 개탄했다. 아무리 뛰어난 인재가 있어도 그를 알아보고 제대로 써 줄 사람이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푸념이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천재로 이어령이 꼽힌다. 정작 그는 자신이 천재가 아니라며 이렇게 말했다. “나는 천리마(천재)가 아닌 (천재를 알아본) 백락이야. 창조적인 인물을 알아보는 눈이 밝은 사람이지.”

그는 자산이 찾아낸 대표적인 천리마로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을 꼽았다. 그런 천리마에게 마음껏 달리고 뛰어놀 환경을 만들어 준 미국이라는 나라는 정말로 ‘기회의 땅’이라며, 우리 역시 그런 풍토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