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클릭 시사] 율곡의 ‘혁구습(革舊習)’

조진래 기자
입력일 2021-06-03 14:23 수정일 2021-06-03 14:23 발행일 2021-06-0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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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성리학의 대가 율곡 이이는 제자들에게 “인문학을 시작하려면 무엇보다 먼저 입지(立志)를 해야 한다”고 가르쳤다. 그가 말하는 ‘입지’란 인문학을 통해 성인이 되겠다는 뜻을 세우는 것을 의미했다.

율곡은 입지한 사람들이 ‘반드시 깨트려야 할 8가지 나쁜 옛 습관(革舊習·혁구습)’을 1577년 편찬한 자신의 저서 ‘격몽요결’에 남겼다.

그가 첫 번째로 꼽은 나쁜 습관은, 마음과 뜻을 게을리 하면서 일신이 편안할 것만 생각하고, 예의범절에 구속되는 것을 싫어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조용히 자기 마음을 지키려 애쓰지 않고, 헛된 일만 하며 허송세월하는 것이다. 세 번째는 악하고 기이한 짓을 좋아하고 남들을 의식해 두려워하는 것이다. 네 번째는 말과 글로 칭찬받으려 겉보기에만 그럴싸하게 글을 짓는 것이다.

다섯 번째는 술과 향락에 빠진 채 스스로를 운치 있다고 오판하는 것이다. 여섯 번째는 배불리 먹고 마시면서 남과 다투기를 일삼는 것이다. 일곱 번째는 부자를 부러워하며 자신의 분수도 모르고 행동하는 것이고, 마지막으로 여덟 번째는 매사에 욕심을 부리고 재물과 이익과 여색에 깊이 빠지는 것이다.

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