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착륙 관광비행' 증편하는 항공사들…수익보다 '버티기'

이연진 기자
입력일 2021-06-01 13:28 수정일 2021-06-04 11:58 발행일 2021-06-02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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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계류장에 있는 항공기 모습. (연합뉴스)

항공사들이 코로나19 장기화로 좀처럼 회복세가 보이지 않는 국제선을 대신해 국내선과 무착륙 관광비행을 늘리며 생존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특히 6월부터 시작되는 여름 휴가 등 본격적인 성수기에 접어들면서, 이 같은 증편을 통한 수요창출로 재도약의 기회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1일 항공 업계에 따르면 LCC는 물론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FSC) 모두 무착륙 관광비행 편수를 늘리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항공사마다 특가 운임을 내세우고, 특별 이벤트를 마련하는 등 여행객 사로잡기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해외로 떠나는 여행의 느낌을 더하기 위해 각국의 관광청과 협력해 해외 여행 콘셉트를 살린 관광비행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6월에는 타이완관광청·타이거슈가와 협업해 타이완 콘셉트의 관광비행을 선보인다. 진에어는 한국문화재재단과 함께 한달간 특별 기념품을 제공하고, 에어부산과 티웨이항공도 운임 할인 등 이벤트를 마련했다.

이처럼 항공사들의 경쟁과 코로나19 여파로 해외여행 제한이 심화하면서 무착륙 국제관광비행 이용자가 증가하고 있다. 국제선 운항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 지난해 12월부터 시행된 무착륙 국제 관광비행의 누적 이용객이 1만6000명을 넘어섰다.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인천국제공항과 김포·김해·대구공항을 통한 무착륙 국제 관광비행 이용객은 5869명으로 집계됐다.특히 지난달 부터는 인천공항 뿐 만 아니라 김포, 김해 등 지방공항으로 무착륙 국제 관광비행이 확대되면서 이용객 수가 2배 이상으로 늘었다. 운항 편수도 급증했다.

업계에서는 해외여행 재개에 따른 국제선 운행이 여전히 오리무중인 가운데 당분간 무착륙 관광비행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항공사 입장에서는 이런 조치가 코로나19로 인한 고육지책인 만큼 큰 수익을 내기는 어렵다. 무착륙 관광비행 수익은 대부분이 주기료 등 항공사의 고정비용과 조종사의 자격유지 등에 도움이 되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또한 항공사들이 출혈 경쟁에 나서면서 영업이익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항공사 실적 악화의 가장 큰 원인은 전체 여객 수요 감소다. 특히 전체 수익 비중의 90% 이상이 국제선 여객 등의 매출에 집중돼 있는 점을 고려하면 무착륙 관광비행 운행만으로는 수익 개선에 뚜렷한 도움이 되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이연진 기자 lyj@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