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항공사, 연내 항공기 반납 더 늘어날까…몸집 줄이기

이연진 기자
입력일 2021-05-30 13:45 수정일 2021-05-30 13:56 발행일 2021-05-3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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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에 멈춰선 여객기들. (사진제공=연합뉴스)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사태로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국내 항공사들이 고정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연이어 항공기를 반납하고 있다. 코로나19로 1년 넘게 국제선 여객 운항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에서 국내 항공사들이 항공기를 감축해 몸집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연내에도 항공사들은 보유 항공기 수를 최대한 줄여 고정비 지출을 최소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항공사들은 연내 추가로 항공기를 반납할 예정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항공사들은 올해 안에 총 26대의 항공기를 반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제주항공은 올해 보유 비행기를 2대 정도 더 축소할 계획이다. 진에어 또한 보잉 737-800의 리스 계약을 종료하고, 추가 반납을 결정했다. 티웨이항공 역시 1대를 반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대형항공사인 대한항공은 가장 많은 항공기 10대 이상을 반납할 예정이다.

올해 1분기에도 항공기 반납은 줄을 이었다. 항공안전관리시스템 및 항공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반납된 항공기는 11대다. 항공사별로는 아시아나항공 1대, 제주항공 2대, 진에어 3대, 이스타항공 3대, 플라이강원 2대 등이며, 항공기가 임차 기간 만료 등의 이유로 반납됐다. 이어 지난 4월에도 총 3대의 항공기가 반납됐다. 앞서 지난해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항공사들은 항공기를 전년대비 29대나 줄였다. 2020년 말 기준으로 국내 항공사 9곳이 보유한 항공기는 383대로 지난 2019년(총 412대)와 비교해 약 7% 감소했다.

항공업계에는 코로나19 직격탄을 맞기 전까지는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며 항공기를 늘려왔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여파로 반납하는 항공기는 늘고, 새로 도입하는 항공기가 전무했다. 항공사들은 올해도 국제선 수요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항공기 보유 댓수를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백신접종이 확대되고 있지만, 국제선 회복 시점 예측이 어려운 상황에서 기단 유지에 따른 고정비를 감안해 임차 기간이 만료되는 기재를 반납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선 여객 수요 회복이 요원한 상황에서 몸집을 줄여야 오래 버틸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항공사 입장에서는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상태에서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자체가 비용 적으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실제 국내 저비용 항공사(LCC)들이 코로나 사태 이후 올 1분기까지 매 분기 수백억원대의 적자를 내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LCC의 부채비율은 700~1800%를 기록했다. 제주항공은 올해 1분기 매출 418억원·영업손실 873억원을 기록했고 진에어, 에어부산, 티웨이항공도 수백억원의 영업손실을 보였다. 항공사들의 1분기 저조한 실적으로 인해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은 자본잠식상태에 접어들었다. 여기에 2분기에도 적자폭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상황이 더 악화되고 있다. 이처럼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했던 국제선 운항이 코로나 사태로 마비되면서 인건비·비행기 리스료 등 고정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다.

이연진 기자 lyj@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