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100] 가심비는 기본, 선입견을 깨라…'더 쉽게' '더 독창적으로' 진화하는 日코로나 상품들

채현주 기자
입력일 2021-05-31 07:20 수정일 2021-05-31 16:47 발행일 2021-05-31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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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현주의 닛폰기] 닛케이 신문 '2021년 히트상품'으로 본 소비 키워드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팬데믹을 선언한 지 1년이 지났다. ‘포스코 코로나’ ‘뉴노멀’ ‘집콕’ 등 신조어 등장과 함께 코로나 관련 수요도 새로운 진화 단계로 접어들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에는 집에 머물면서 해결할 수 있는 인스턴트 식품이나 냉동식품 같은 단순한 보존식품들이 많이 팔렸다면 이제는 ‘더 쉽게’,‘더 독창적인’ 차별화된 언택트 상품들이 소비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혁신적이고 기발한 아이디어 제품들을 많이 선보여 왔던 일본에서는 최근 코로나 시대를 반영한 참신하고 획기적인 제품들이 속속 선을 보이고 있다. 그런 가운데 일본 닛케이 신문이 올해 일본에서 크게 히트했거나 히트 예감이 드는 특별한 상품들을 소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닛케이 신문이 최근 발표한 ‘2021년 상반기 히트 상품과 하반기 히트 예측 상품’을 통해 코로나 시대의 소비 키워드를 살펴봤다.

◇ ‘2021년 상반기 히트 상품’으로 보는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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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장 기업 ‘아오키’가 개발한 ‘파자마 슈트’(사진=아오키 홈페이지)
올해 상반기 일본에서는 집에서 보내는 시간을 알차게 보내고 싶은 한편으로 귀찮은 것은 싫어하는 소비자들의 심리를 저격한 상품들이 큰 인기를 끌었다.

아지노모토의 ‘더 ★ 가라아게’처럼 냉동식품이지만 식당에서 먹는 것과 같은 수준의 맛을 구현한 상품들은 가격이 좀 더 비싸도 잘 팔렸다.

파나소닉의 ‘오픈 토스터 비스트로 NT-D700’ 고급 토스터기 등 간편함과 맛을 동시에 추구하는 제품들도 고가의 가격에도 크게 인기를 끌었다.

재택 근무가 늘면서 정장 제조사인 아오키에서 출시한 텔레워크 슈트는 일본의 대표 히트 상품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집에서 편하게 입는 파자마의 쾌적함과 바깥에서 입는 정장의 포멀함을 겸비해 만들어졌다. 자켓과 바지 한 벌에 1만엔(10만원)이 넘지 않도록 가격을 설정해 소비자의 눈 높이도 맞췄다. 집에서 간편하게 세탁해 입을 수 있다는 점 또한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는 부분이다.

재택 근무로 온라인 회의가 늘면서 편안한 홈웨어지만 외출복처럼 보이는 텔레워크용 파자마 정장은 이미 직장인들의 필수품처럼 자리잡고 있다.

이 밖에 재택으로 인한 건강 돌봄 부족을 달래주고 시간도 절약해 주는 목욕소금도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이 제품은 일반적인 유형보다 빠르게 거품을 내고 빠르게 녹는 것이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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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포로 프리미엄 맥주의 에비수 시리즈 (사진=삿포로 맥주 홈페이지)

기능적으로 기존 상품과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선택지를 다양하게 늘려 전체 판매 매출을 올린 상품들도 대거 등장했다.

대표적인 제품으로 삿포로 프리미엄 맥주의 ‘에비수 시리즈’는 제철 상품을 포함해 4가지 중에서 선택 할 수 있도록 리뉴얼했다. 덕분에 그 동안 부진했던 점유율이 크게 높아졌다.

고급 삼각김밥이나 프리미엄 맥주, 다양한 컬러의 마스크 등 일상에서 먹고 마시고 사용하는 제품들에 이런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소비자들 니즈에 맞는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함으로써 제품에 대한 지루함을 없애고 즐거움을 선사한 것이 매출 향상에 기여한 것이라고 닛케이는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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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의 소형SUV ‘야리스 크로스’ 는 일본 내수시장에서 8개월재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필수품 가운데는 그 어느 때보다 가성비가 좋은 상품들이 인기를 끌었다.

NTT 도코모의 ‘ahabo’는 월 20GB를 제공하며 2970엔(3만 원)이라는 파격적인 요금제를 내놓아 일본 휴대전화 산업을 한 번에 변화시켜 버렸다.

도요타의 소형SUV ‘야리스 크로스’ 는 기존 소형차들의 단점을 보완해 새롭게 태어났다. 휘발유 1리터로 30km를 달릴 수 있는 연비에 2000만원 가량의 파격적인 가격으로 인기다. 현재 일본 내수시장에서 8개월째 1위를 달리고 있을 정도다. 닛케이는 “시장 점유율 1위 업체들이 파격적인 가격을 선보일때 가성비 대비 좋은 성능으로 호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 ‘2021년 하반기 히트 예측 상품’으로 보는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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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히 슈퍼 드라이 생 머그컵 캔 (사진=아사히 맥주 홈페이지)
닛케이는 올해 하반기에는 내용이나 기능의 변화가 많지 않더라도 외형적으로 참신함을 전달하는 상품이 인기를 얻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반기 기업들이 승부를 걸 제품군을 토대로 이 같이 분석했다.

대표적인 흥행 예감 상품으로 아사히의 슈퍼 드라이 생 머그컵 캔을 꼽았다. 아사히는 거품을 자연스럽게 생성하는 획기적인 캔을 개발해 이 상품에 적용시켰다. 기존 캔 맥주와 다르게 윗부분을 전체 개봉할 수 있게 해, 맥주잔으로 마시는 생맥주 느낌까지 주었다.

지난 4월 20일부터 전국판매를 시작한 이 제품은 벌써부터 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외형에 카드번호가 적혀 있지 않는 미쓰이스미토모 신용카드, 지난해 약 100억 엔을 투자해 새롭게 리뉴얼한 사이타마현 토코로자와시의 ‘세이브엔 유원지’ 등도 하반기 흥행을 이끌어 갈 후보군으로 제시됐다.

외출시 마스크와 손 소독은 필수 사항이 돼 왔다. 이런 생활 속 ‘청결’에 대한 상식도 바뀌고 있다.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 변화를 정확히 분석하고 그에 맞는 제품을 기획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파나소닉의 신형 면도기 ‘람대쉬 6중날’ 시리즈는 긴 수염에 초점을 맞춰 개선됐다. 언택트 생활로 외출이 줄어들면서 ‘많은 사람들이 면도를 몇 일 간격으로 한다’는 것을 포착해 만들어졌다.

이 밖에 라이온의 소프한 프리미엄 탈취제 울트라 제로와 다이킨공업의 UV스트리머 공기청정기 등을 하반기 기대가 모아지는 제품 중 하나로 꼽았다.

닛케이는 “청결에 대한 인식이 그 어느 때 보다 높아지고 옷에 밴 체취가 걱정되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잘 해소하면 흥행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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컵누들 PRO 고단백&저탄수화물 (사진=닛신식품 홈페이지)

닛케이는 몸에 좋은 제품은 맛이 없다는 편견을 깬 제품들도 대거 히트를 칠 것으로 예상했다.

‘당질 제로 맥주’는 일본 맥주 각사가 당질을 제로(0)로 만들면서 맛을 개선하기 위한 연구를 꾸준히 진행한 결과물이다. ‘건강하고 맛있는 맥주’로 소비자에게 어필하며 벌써부터 큰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단백질을 첨가한 닛신식품의 ‘컵누들 PRO 고단백&저탄수화물’ 컵라면 등 기존 상품과 동등한 수준의 맛을 내면서 건강에 좋은 상품이 지속적인 인기를 끌 것이라고 닛케이는 전망했다.

채현주 기자 183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