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클릭 시사] 데우스 엑스 마키나

조진래 기자
입력일 2021-05-23 14:50 수정일 2021-05-30 19:52 발행일 2021-05-2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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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이나 영화, 소설 등에서 결말을 짓거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갑자기 나타나는 자연적 힘이나 캐릭터 또는 연출적 요소를 전문용어로 ‘데우스 엑스 마키나(deus ex machina)라고 한다. 라틴어로 원래 의미는 ’기계에 의한 신(神)‘, ‘신의 기계적 출현’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도저히 해결이 어려울 정도의 뒤틀어지고 비꼬인 국면에서 마지막 극적인 순간에 무대 뒷편에 설치된 일종의 기중기를 움직여 무대 꼭대기에서 신이 내려오도록 하는 고대 그리스 연극에서 비롯됐다. 그리스 시대에는 비극을 연출할 때 자주 사용하던 극작술(劇作術)로, 당시 거장이던 에우리피데스의 ‘메디아(Medeia)’, ‘이피게니에(Iphigenie)’ 등이 대표작이다.

무대에 신이 갑자기 나타나게 하는 연출방법이 당시에는 관중에게는 상당한 인기를 끌었던 덕분인지, 이 무대 연출법은 중세의 종교극에서 자주 활용하게 되었다. 최근까지도 극의 전개 상 도저히 상식적인 반전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심심치않게 활용된다. 대신 최근에는 신(神) 대신 초자연적인 태풍이나 환상 현실, 혹은 인과관계 없는 엉뚱한 인물이 등장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