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여성이 한 명도 없었던 복지부 거리두기 개편 토론회

용윤신 기자
입력일 2021-02-14 13:28 수정일 2021-02-14 13:28 발행일 2021-02-1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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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윤신 정치경제부 기자

“어떻게 여성이 한명도 없어요. 앞으로 여성 선생님도 오십시오. 아무도 없고. 최소한 30%는 요즘 다 있는데 깜짝 놀랐습니다”

지난 2일 진행된 사회적 거리두기 1차 토론회에서 좌장을 맡은 조홍식 보건사회연구원장이 토론회 서두에 한 말이다. 이날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이 개최한 사회적 거리두기 토론회에는 총 8명이 참가해 발언권을 가졌으나 여성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지난 9일 진행된 2차 토론회에는 여성 참가자가 3명 있었지만 전체 참가자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이번 1~2차 토론회는 중수본이 현장에 있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반영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이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여성의 목소리는 들어볼 생각조차 하지 않는 듯 하다.

이는 복지부의 평소 성인지 감수성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인사혁신처가 지난해 발행한 ‘2020 공공부문 균형인사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복지부는 전체 공무원 중 여성의 비율은 59%로 전체 평균인(36.7%)을 훌쩍 뛰어넘지만 본부 과장급 이상으로 가면 이 비율은 33%(25명)로 현저히 줄어들고 고위 공무원으로 가면 18%(9명)로 떨어진다. 현직 복지부의 장·차관, 실장급 중에는 여성이 한 명도 없다.

균형인사 연차보고서 서두에는 “여성, 장애인, 지방·지역인재, 이공계 등 그간 우리 사회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소수집단의 공직 진출을 지원하고, 인사관리상의 차별적인 요소를 제거하여 다양성과 형평성, 포용성 등의 사회적 가치 실현을 목적으로 한다”고 나와있지만 정작 약자들의 목소리에 가장 귀 기울여야 하는 복지부에서 실천되고 있지 않은 것이다.

여성 참여율 문제가 토론회 한 번의 문제가 아니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을 위해서는 의식적인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는 것을 기억하길 바란다.

용윤신 정치경제부 기자 yonyo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