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트럼프-바이든 싸움에 등터진 韓개미

이은혜 기자
입력일 2020-11-08 13:47 수정일 2021-05-27 13:41 발행일 2020-11-0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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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혜 금융증권부 기자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다’는 속담이 있다. 강자들의 싸움에 약자가 중간에 끼어 피해본다는 뜻이다. 지난 주 증시는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조 바이든 두 후보의 고래 싸움으로 시끄러웠다. 일부 주의 우편투표에서 오류가 발생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인정할 수 없다며 소송을 준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치열한 경쟁에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올해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증시 활약이 돋보인 가운데, 미국 증시에 투자한 ‘서학개미’들은 대선을 초조한 마음으로 지켜봤다. 뉴욕증시가 두 후보의 결과가 오락가락 할 때마다 요동쳤기 때문이다. 서학개미들은 올해 애플과 아마존을 비롯한 미국의 주요 IT 6종목을 4조원 넘게 순매수했다. 마침내 공화당이 상원의 과반을 차지하자 이들의 주가가 급등했다. 바이든 후보의 공약 중 법인세 인상이 실현되기 어려워졌단 전망 때문이다.

국내 증시도 들썩였다. 바이든 후보가 승기를 잡자 전기차 및 친환경에너지 관련 종목들이 급등했으나, 바로 공화당의 상원 과반 소식이 들리자 하락 전환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의 공통 수혜주로 언급됐던 5G 장비주 투자자들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코스피 변동성도 커졌다. 미국 대선 불안감에 2260선까지 밀렸던 코스피는 5거래일 만에 2410선을 뚫었다.

트럼프 대통령 재임 시절 미국과 중국이 반도체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할 때도 국내 증시는 두 고래(미국과 중국)의 싸움에 흔들렸다. 이번 대선에서도 현지 개미뿐만 아니라 바다 건너 1만㎞ 떨어져 있는 개미들까지도 주가 등락에 등이 터져나가고 있다. 개미이자 새우인 한국 개인투자자들의 건투를 빈다.

이은혜 금융증권부 기자  chesed7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