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경제 ‘신간(新刊) 베껴읽기’] <쓰레기책> 이동학

조진래 기자
입력일 2020-09-19 07:00 수정일 2021-04-30 12:21 발행일 2020-09-16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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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 제로'를 위해 이제 친환경이 아니라 필환경이다

심하게 얘기하면 지구의 절반은 쓰레기로 뒤덮여 있다. 24시간 배달이 보편화된 코로나 사태로 인해 ‘쓰레기 지구’는 더더욱 빠르게 현실화될 위기다. 지구를 떠나 새로운 정착지를 찾아야 한다는 스티브 호킹 박사의 유언이 예사롭지 않게 들린다. 저자는 자칭 ‘지구촌장’이다. 호기심에서 떠난 해외 여행길에서 기후변화와 환경의 위기를 직접 목격하고, 쓰레기 재앙과 기후 재앙이 가져올 ‘지구 위기’를 알리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저자는 “이제 ‘친(親)환경’이 아니라 ‘필(必)환경으로 가야 한다”고 역설한다.

* 쓰레기의 역습 - 플라스틱은 인간이 만든 최고의 발명품으로 평가된다. 뛰어난 편의성 덕분이다. 저자는 그러나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를 당장 해결하지 못하면 플라스틱은 최악의 발명품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말한다. 문제는 오늘날 세상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물체에 플라스틱이 존재하고 이것들이 그대로 쓰레기로 배출된다는 점이다. 비닐봉지는 물론 우리가 입는 옷도 대부분 플라스틱이다. 이제 우리는 지금 플라스틱을 빼고는 소비를 이야기힐 수 없는 시대를 살고 있다. 

* 엄청난 양의 플라스틱 - 2017년 6월에 미국 과학정보 사이트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실린 한 논문에 따르면 2015년까지 생산된 플라스틱은 83억톤에 이른다. 이 가운데 쓰레기가 된 것이 63억 톤에 이른다. 재할용된 것이 6억톤으로 9% 남짓하고, 이 중 2회 이상 재활용된 비중은 10% 정도라고 한다. 나머지 5억 톤은 다시 버려지거나 소각된다. 애초에 버려진 폐기물 8억 톤은 소각되고 49억톤이 매립되거나 지구 곳곳에 자리하는 것이다. 저자는 “인간이 지구를 지배하는 것인지, 플라스틱이 지구를 점령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 쓰레기의 절반이 아시아에서 - 2008년 기준으로 가장 많은 플라스틱을 생산하는 지역은 아시아다. 전체의 51%를 차지한다. 단일 국가로는 중국이 전체의 30%에 달한다. 플라스틱은 상품 포장재로 가장 많이 사용된다. 무려 39.9%에 이른다. 다음은 건축자재로 19.8%, 다음이 자동차산업으로 9.9%다.

* 쓰레기 더미에서 노는 아이들 - 필리핀 마닐라 외곽의 바세코 마을은 해류의 특성 상 바닷물의 종착지 역할을 하는 곳이다. 마을 해변으로 해양 쓰레기들이 모여든다. 재활용 재료를 모아 파는 것이 마을의 주요 수입원이다. 당연히 아이들은 쓰레기 더미에서의 삶에 익숙해져 있다. 이집트 카이로에는 약 10만명의 자발린(우리 말로 ‘쓰레기를 줍는 사람들’)이 있다. 그래서 마을 이름도 까리야 자발린, 즉 쓰레기 마을이다. 10대 아이들이 학교가 아닌 쓰레기 더미에서 쓰레기를 분류하며 하루를 보낸다. 감영이나 질병에 그대로 노출되면서. 

* 몽골 초원도 공기오염 극심 - 징기스칸이 호령하던 드넓은 몽골의 초원도 쓰레기산으로 변해 버렸다. 울란바토르는 공기 오염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도시로 이주한 지방 소도시 사람들이 몽고 텐트 밀집촌을 의미하는 ‘게르촌’에 모여 생석탄과 타이어를 태워 겨울을 난다.  

* 우리 제주섬은? - 제주는 스스로 감당할 수 있는 적정 관관객 수를 넘겨 끊임없이 도시가 확장되고 있다. 거기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를 처리하지 못해 거대 쓰레기 뭉치를 포장해 땅  위에 쌓아두고 있다고 저자는 폭로한다.   

* 중국의 쓰레기 수입 중단이 불러온 전 세계적 위기 - 중국은 2018년 1월 플라스틱 폐기물에 대한 수입중단을 단행했다. 중국에 폐기물을 버려오던 선진국들은 비상이 걸렸다. 미국은 2016년 기준으로 약 78% 이상의 엄청난 재활용 쓰레기를 중국으로 수출해 왔다. 이제 자국 안에서 매립, 소각 혹은 재활용하는 수 밖에 없어졌다. 호주에는 쓰레기 공장이 넘쳐나기 시작했다. 수천 톤의 플라스틱 쓰레기와 폐지 탓에 언제든 화재의 위험을 달고 산다. 중국이 세계의 쓰레기통 역할을 거부하자 이제 쓰레기 컨테이너들은 동남아시아 개도국으로 몰린다.

* 스마트 쓰레기 국가가 된 중국 - 중국은 각 도시에 2016년부터 분리수거 정책을 시작했다. 그 결과 15% 수준이던 쓰레기 분리수거 달성률이 2019년 10월에 80%까지 높아졌다. 2016년에는 2020년까지 발생하는 폐기물 총량의 50%를 소각으로 해결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2018년까지 총 225개 소각장이 폭발적으로 건설되었다.   

* 태평양의 거대 쓰레기섬 GPGP - Great Pacific Garbage Patch의 약자다. 해류 탓에 북태평양 한 가운데인 이곳에 모여 쌓인 플라스틱 쓰레기의 면적이 프랑스 국토의 3배에 달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다른 바다에도 유사한 플라스틱 지대가 광범위하게 존재한다는 것이 속속 발견되고 있다. 저자는 인류가 바다를 사용만 할 뿐 뒤처리, 즉 청소에 대한 책임은 누구도 지지 않는다고 비판한다.

* 고교생이 만든 비영리 환경단체 ‘오션클린업’ - 네덜란드 고등학생이던 보얀 슬렛은 그리스 바닷가로 피서를 갔다가 바다 속 쓰레기를 발견하고 큰 충격을 받았다. 이에 자신이 해양 쓰레기를 없애는 데 직접 나서기로 하고 비영리단체 오션클린업을 만든다. 400억원이 넘는 금액이 펀딩되는 등 큰 반향을 이끌었다. 지금은 80여명의 직원들이 바다 정화 프로그램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  

* 오션클린업의 바다 쓰레기 처리 프로젝트 - 이 단체는 동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 나라들에서 바다로 나가는 강줄기로부터 쓰레기를 가로채는 프로젝트, 태평양과 일명 GPGP에서 쓰레기를 치우는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시스템 001’은 이 프로젝트를 위해 개발된 해양청소기다. 600m의 긴 원통 튜브 아래 그물을 달아 해수면의 플라스틱 쓰레기를 쓸어담는 장치다. 강 청소기인 ‘인터셉터’라는 배는 바다로 쓰레기가 유입되기 전에 강 하류에서 폐기물을 가로챈다. 동력원이 100% 태양광이며, 배 내부에 쓰레기 수거 통 4개를 비치해 두고 있다. 

* 쓰레기 배출 10대강, 10개 나라 - 매년 바다로 유입되는 쓰레기는 800만톤 이상으로 추정된다. 그 90% 이상은 지구촌 곳곳에 위치한 10여개의 거대한 강에서 비롯된다. 이 중 중국 6개를 포함해 아시아에 8개가 있다. 나머지 둘은 아프리카에 있다. 양쯔강 황허 주장강 하이허 메콩강 아무르강 인더스강 갠지스강 나일강 나이저강 등이다. 강 물줄기를 따라 얼마나 많은 도시가 있고, 얼마나 많은 사람이 사느냐가 관건이다. 중국 외에도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스리랑카 태국 말레이시아 방글라데시 등이 10대 쓰레기 배출국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오션클린업에 따르면 전 세계 해양 쓰레기의 80%가 지구촌 1000여개 강으로부터 비롯된다고 한다. 

* ‘바다의 지뢰’ 미세플라스틱 - 0.5mm 이하 크기의 미세 플라스틱은 눈에 잘 띄지 않는다. 먹이로 오인한 물고기들의 배 속으로 들어간다. 결국 마지막 종착지는 사람의 몸 속이다. 체내에 플라스틱이 축적되면 여성의 경우 난임과 불임 등의 증상이 우려되고 두통과 각종 고통이 뒤따른다.  

* 의외의 ‘친환경 국가’ 케냐와 르완다 - 2014년 케냐 사람들은 죽은 소의 배 속에서 발견된 엄청난 양의 비닐과 플라스틱에 경악했다. 이에 2017년 10월부터 비닐사용을 금지시켰고 위반시 4000만원에 달하는 벌금 또는 4년 이하 징역에 처하도록 했다. 독재국가로 널리 알려진 르완다에서는 국경을 통과할 때 세관원들이 가방을 뒤져 비닐봉지를 빼앗아 간다. 공항에서도 마찬가지다. 이 나라는 케냐보다 10년이나 앞서 2008년에 비닐봉지 사용을 금지시켰다. 저자는 르완다 수도 키갈리가 전 세계에서 가장 깨끗한 도시라고 평가한다.

* 발등에 불이 떨어진 유럽 - 플라스틱 쓰레기 발생량은 늘고 처리할 곳은 막히자 유럽연합은 2018년 1월에 ‘순환경제를 위한 플라스틱 배출 전략’이란 것을 발표한다. 플라스틱 포장지를 재사용하고 일회용 사용을 단계적으로 금지하는 내용이다. 필요 이상의 플라스틱 제품 생산금지, 친환경 포장지 대체, 재활용 강화, 플라스틱 식물 쓰레기 봉지 기피, 플라스틱 제품으로 인한 바다 오염 방지 등이 핵심이다. 2019년 1월부터는 신포장재법을 발효해 모든 기업에 책임을 지게 했다. 위반 시 최대 2억 6000만원까지 벌금을 부과토록 했다.

* 선진국에서 주변국으로 버려지는 쓰레기들 - 유럽연합은 쓰레기 재활용 비율을 늘리고 매립 비율을 줄이려 노력 중이다. 특히 체코는 쓰레기 재활용률이 50%가 넘는 유럽연합 내 최고의 재활용국가다. 하지만 폴란드의 경우 독일 등에서 넘어오는 쓰레기를 처리하느라 골머리다. 독일에서는 1톤의 쓰레기를 소각하는데 200유로가 들지만 폴란드에서는 80유로면 충분해 이 곳 쓰레기의 4분의 1이 독일에서 넘어온 것들이다. 때문에 2015년 중부 도시 즈기에시 쓰레기 처리장에서 큰 불이 나기도 했다.

* 플라스틱을 유해 폐기물로 추가한 바젤 협약 - 2019년 4월 29일 바젤 협약 회의가 다시 열렸다. 유해 폐기물의 종류에 플라스틱을 추가하기 위해서였다. 180여개국의 압도적인 동의를 얻어 통과됨으로써 지구촌에서 플라스틱이 가장 뜨거운 사안이라는 것을 보여주었다. 바젤 협약은 1989년 3월 병원성 폐기물을 포함해 유해 폐기물이 국가에서 국가로 이동할 때 사전 통보토록 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는데 그 대상에 플라스틱이 포함된 것이다. 

* 배달경제로 24시간 만들어지는 쓰레기 - 24시간 배달체계가 확산되면서 24시간 쓰레기 생산체계가 구축되고 있다. 배달경제의 확산은 스트로폼 플라스틱 비닐류 박스 등 막대한 쓰레기를 추가로 만들어낸다. 자본주의가 끊임없는 소비를 바탕으로 유지되는 점을 고려할 때, 인간의 부단한 노력이 뒤따르지 않을 경우 쓰레기 문제는 해결이 어렵다고 저자는 말한다.

* 재생에너지 확산 프로젝트 ‘RE100’ - 구글과 페이스북 애플 BMW 이케아 등 글로벌 기업들은 RE100이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재생에너지를 사용하지 않는 기업과는 거래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웠다. 석탄발전소 등 화석연료를 통해 발전하는 에너지는 탄소배출이 막대하므로, 지구 온도가 급격히 올라가는 것을 늦추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2015년 파리 세계 기후정상회담에서 정상들은 산업혁명 이후 세계 평균 기온의 상승을 2도 이하로 유지하되 1.5도 이하로 제한하는 노력을 병행하자는 데 서명했다.

* 혐오시설 소각장이 예술작품으로 승화되다 - 소각장은 혐오시설이다. 하지만 오스트리아 빈에는 이 나라 출신 유명 예술가 훈데르트바서가 디자인한 소각장이 지역 명물이자 관광자원으로 거듭났다. 소각장에서 뿜는 연기도 필터로 완벽하게 걸러 오염원 발생을 최소화했다.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최근 문을 연 아마게르 바케 스키 소각장은 건물 옥상과 외벽이 스키장 슬로프다. 80m 암벽등반과 산책코스, 레스토랑 등이 구비되어 있다. 코펜하겐은 2025년까지 세계 최초의 ‘탄소 제로 도시’를 꿈꾼다. 일본 도쿄 서쪽의 무사시노 클린센터는 배출 유해가스가 기준치를 넘는 지 등을 투명하게 공개한다. 옥상에서는 채소 가든을 운영한다. 재는 에코벽돌로 재탄생된다. 

* ‘NO 플라스틱’ 아이디어 백태들 - 독일의 중대형 마트에는 플라스틱 빈병을 받고 보증금을 환불해주는 ‘파트’ 제도가 있다. 빈병 환불 기계에 반납 즉시 액수가 찍힌 바코드 종이가 출력되어 마트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다. 독일 프라이부르크에는 ‘프라이부르크컵’이라는 환불제도가 있다. 플라스틱으로 커피 컵을 만들고 재활용하고, 가까운 까페에 반납하면 1유로의 보증금을 돌려준다. 브라질에서는 쓰레기를 가져오면 채소를 주는 녹색교환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재활용 쓰레기 4kg을 가져오면 1kg의 농산물을 교환해 준다. 

* 세계 주요도시의 쓰레기 정책들 - 필리핀 마닐라의 남부도시 문틴루파의 바얀 안 마을에서는 2019년 9월부터 플라스틱 쓰레기를 쌀로 바꿔주는 사업을 시행 중이다. 인도 중부 차티스가르주의 암비카푸르시는 쓰레기 카페를 시작했다. 재활용 쓰레기 1kg을 가져오면 식사를 무료로 제공한다. 프랑스 퓌뒤푸는 역사를 테마로 조성된 공원인데, 담배꽁초를 물어다 주는 까마귀 6마리가 화제다. 네덜란드에도 학습능력이 좋은 까마귀를 활용한 담배꽁초 퇴치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 버려지는 음식을 구하라 ‘푸드 셰어링’ - 음식물 쓰레기를 별도 분리해 잘 처리하면 메탄가스를 줄이는 등 기후변화 속도를 늦추는 데 도움이 된다. 미국 환경보호국은 2030년까지 음식물 쓰레기를 50% 이상 줄이는 목표를 갖고 있다. 빈곤층에게 버리기 아까운 음식물을 기부하는 푸드뱅크가 보스톤에 있다. 보스톤 푸드뱅크는 매사추세츠 전역의 도시와 마을의 14만 2900명 이상에게 매달 음식을 제공한다. 2028년까지 매사추세츠 거주민 모두를 기아에서 해방시킨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 확산되는 음식공유 사업 - 독일에서도 푸드 셰어링이 활발하다. 29만명 이상이 음식 공유 사업에 동참하고 있다. 6만 6000명은 빵집 슈퍼마켓 식당과 도매업자로부터 과잉 생산되거나 남은 음식을 거두어 나눠주는 일을 지원한다. 도시에 공유 냉장고를 설치해 누구든 남은 음식을 기부하고 필요한 사람이 가져가게 한다. 영국 덴마크 스웨덴 핀란드 등에서는 레스토랑의 남은 음식을  반 값에 소비자들에게 연결해 주는 비즈니스가 성장하고 있다. 대표 기업이 스웨덴의 카르마(Karma)다. 카르마 앱은 식당의 버려지는 음식을 올려놓고, 소비자들이 앱 지도로 자신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음식을 확인하고 평균 50% 할인된 가격으로 테이크 아웃해 먹을 수 있도록 해 준다.

* 쓰레기를 우주로 보내자? - 넘치는 쓰레기를 로켓에 실어 태양으로 쏘자는 아이디어가 나온 적이 있다. 하지만 발사 비용이 큰 문제다. 현재 위성을 달아 쏘는 로켓은 한번 발사에 700억 정도 소요된다. 발사체에 실을 수 있는 양이 얼마 되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다. 나로호가 우주에 싣고 가려던 위성의 무게가 100kg이었다.

* 히틀러, 동물 보호법을 만들다 - 히틀러는 아이러니하게도 세계 최초로 동물 권리를 보장하는 기본법을 만들었다. 덕분에 독일은 ‘동물권’을 세계 최초로 명시한 동물보호법을 갖고 있다. 동물 학대와 동물 소외는 물론 동물을 사고 파는 거래행위도 철저히 처벌된다. 저자는 “자연과의 공존을 모색하는 환경부가 존재하듯이, 이제는 동물과의 공존을 모색하는 ‘동물청’이 필요하지 않을까”하는 화두를 던진다.

* 스티브 호킹의 마지막 메시지 - 2018년 3월 양자물리학의 대부 스티브 호킹이 세상을 떠나면서 남긴 말이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다. “세상은 인공지능과 기후 온난화로 멸망할 것이며, 결국 지구를 떠나 살 곳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인간이 지구에 계속 머문다면 소멸될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그는 예상했다. 우리가 스스로를 통제하지 못하게 될 것을 우려한 것이다. 

* 폭증하는 기후난민 - 기후난민은 세계적으로 이미 전쟁 난민의 수를 넘어셨다. 2018년 국내난민감시센터 발표에 따르면 2800만명의 난민 중 기후 난민이 61%인 1720만명에 달했다. 저자는 이제 미래에는 물이나 공기는 물론 눈으로 볼 수 없는 것을 상대로 싸워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 ‘넷 제로(Net Zero)’를 향해 - 2018년 인천 송도에서 열린 IPCC 총회에서 2015년 파리기후협약에서 정했던 기준선을 2도에서 1.5도로 낮추는 수정안이 채택된 결과, 우리는 10년 안에 온실가스 배출량을 반으로 줄여 2050년에는 온실가스 제로의 ‘넷 제로’ 상태를 만들어야 한다. 인간 활동에서 나오는 모든 이산화탄소를 없애야 한다는 것이다.

* 지금 당장 우리가 해야 할 것들 - 저자는 최근 화두가 되는 공유경제, 구독경제는 과거 아나바다(아껴쓰고 나눠쓰고 바꿔쓰고 다시쓰자)의 현대판이라며, 앞으로 더욱 이런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강조한다. 재사용과 재활용률을 크게 끌어올림으로써 쓰레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것을 강조한다. 최근 인기인 지역거점형 중고 거래앱 ‘당근마켓’도 사회적 기업의 성격으로 쓰레기 누적 문제를 풀 대안의 하나라고 평가한다. 저자는 좋은 품질의 원재료가 있어야 재활용이 가능하다며, 페트병의 원재료도 대폭 품질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소각장 추가 건립의 불가피성도 강조한다. 우리 소각장들도 기준치 보다 훨씬 낮은 유해물질을 배출해 사실상 문제가 없다고 강조한다.  

* 쓰레기와 관련한 저자의 행복한 상상들 - 재활용 가능한 플라스틱을 학교로 보내고 이것으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을 연결해 학교 아이들의 이름으로 상품을 만들면 어떨까? 고령화 시대에 환경을 지키는 환경보안관으로 어르신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해보면 어떨까? 친환경이 아니라 ‘필 환경’의 시대인데, 인천시장에게 제안해 영종도를 ‘NO 플라스틱 섬’으로 선언하게 하면 어떨까? 장례식장에서 배출되는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가볍고 실용적인 플라스틱 그릇을 빌려주면 어떨까? 잘 모은 플라스틱을 섞어 녹여 거대한 레고블록을 만들면? 등등.

조진래 기자 jjr8954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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