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100] 시작은 미약하지만, 그 끝은 창대하리라… 선대인과 신사임당에게 '富'를 배우다

이희승 기자
입력일 2020-07-28 17:00 수정일 2020-07-28 17:00 발행일 2020-07-29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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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유명 경제전문가와 재테크 유튜버 나란히 신간 출간
"누구나 알지만 실천하기 어려운 돈 모으기 실천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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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게티이미지)
#인기리에 종영된 드라마 ‘응답하라 1998’의 한 장면. 바둑대회 우승상금을 어디에 투자할지를 고민하는 주인공 택(박보검)에게 건네는 이웃집 아저씨의 친절한 조언이 나온다. “금리가 떨아져서 한 15%밖에 안되지만 그래도 따박따박, 이자 나오고 은행만큼 안전한 곳이 없다.”-‘부의 재편’
#평생 모은 돈과 동업자의 투자금을 합해 사업을 했더니 적자가 200만원씩 났다. 결국 동업자와 나는 인간 밑바닥을 보며 싸웠고 임신한 아내 명의로 장사를 시작했다. 나는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다는 것을 배웠다-‘킵고잉’
국내 최고의 경제전문가로 평가받는 선대인과 재테크 채널 신사임당으로 80만명의 구독자를 지닌 유투버가 나란히 신간을 냈다. 각각 ‘부의 재편’과 ‘킵 고잉’이란 강력하고 아리송(?)한 제목으로 독자들의 시선을 한껏 잡아끈다. 과연 투자의 길은 어떤 정도를 걸어야 할까. 이들의 돈 버는 비법을 책을 통해 훑어봤다.
◇알면 기회가 되고 모르면 공포가 된다 ‘부의 재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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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재편’| 18,000원|선대인|(사진제공=토네이도)

‘부의 재편’은 무엇보다 세계경제를 움직여온 구조적인 흐름과 힘을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저성장과 저금리가 일상화된 시대,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전환이 본격화하는 시대다. 특히나 세계적인 경기 사이클이 수축기로 접어드는 시대를 맞아 세계경제 흐름과 부를 축적하는 방식이 근본적으로 달라지고 있다.

미중 간의 패권경쟁으로 갈라진 세계는 코로나19 사태로 더욱 단절되는 반면 디지털과 온디맨드, 온라인 배송, 플랫폼, 스마트워크는 현재 새로운 동력을 얻은 상태다. 또한 역대 최장 경기 확장으로 한껏 부풀려진 미국 중심의 글로벌 주식버블은 코로나 충격으로 급속히 붕괴했다. 하지만 새로 주입된 천문학적인 돈의 힘으로 또다시 생명을 연장하며 새로운 버블을 예고하고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과거의 통념에 따라 일하고 사업을 벌이며 투자한다. 수익이 나지 않는 금융상품에 투자하며 절약이 능사인 것처럼 열을 올린다. 풍부한 사례와 데이터를 바탕으로 우리가 살아가는 경제와 산업, 일자리, 투자 환경 등이 근본적으로 어떻게 달라지는지에 대해 이 책은 말한다.
최근 몇 년간 자기계발서를 비롯한 투자서들이 가장 첫장에 꼽듯 ‘부의 재편’ 역시 사교육에 대한 돈을 아끼라는 조언이 가장 눈에 띈다. 직장인 역시 한 우물을 파지 말고 직장인들이 가장 꺼려 하는 주식 투자를 권하는 섹션에서는 두 눈을 의심하게 된다. 하지만 자본을 위해 일하지 말고 자본이 당신을 위해 일하게 하라는 챕터에서는 ‘저축과 근면’만이 저금리 시장의 유일한 답이 아니란 사실을 상기 시킨다.
특히 향후 10년 이상 고속성장할 2차 전지산업과 바이오제약은 이미 개미들 사이에서 ‘한물’간 투자처다. 하지만 저자는 장기적으로 주목해야 하는 점을 설명하며 “좋은 종목을 싸게 사서 오를 때가지 기다리면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강조한다. 어쨌거나 새로운 기회는 언제나 대전환의 시기에 시작된다는 점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아무도 코로나19가 전세계를 섭렵할 줄 몰랐다. 경기 사이클이 수축기로 접어드는 시대 부를 축적하는 방식이 근본적으로 달라지고 있음을 상기해야 할 때다.
◇돈 모으는 게 처음인 사람들에게 ‘킵 고잉’(Keep go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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킵고잉 나는 월 천만 원을 벌기로 결심했다|주언규(신사임당)|1만7000원. (사진제공=21세기북스)

‘킵 고잉’. 제목은 아이러니지만 이 책의 저자는 유튜브 채널 중 가장 신뢰받는 유튜버 신사임당이다. 월 160만원을 받는 직장인으로 새벽 5시에 일어나야 했던 그는 ‘돈을 주고 들어야 하는 강의’ ‘나만 알고 싶은 채널’이란 평가를 들을 정도로 사실적인 강의로 정평이 나 있다. 평생 월급쟁의로 남을 것인지, 경제자유주의자가 될 것인지는 지난 22일 방송된 tvN 예능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의 돈 특집으로 꾸며진 방송으로 큰 화제가 된 바있다.

부제가 ‘나는 월 천만 원을 벌기로 결심했다’인 만큼 치열한 사회초년생의 적응기가 책 전반에 펼쳐진다. 하지만 단군 이래 가장 돈 벌기에 적기임도 저자는 간과하지 않는다. 작금의 시대는 1인 기업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인 만큼 정부정당이나 정책, 원리금이나 월세에 휘둘리지 않고 기꺼이 도전하라고 말한다. 실제로 그는 70만원으로 다들 말리는 쇼핑몰을 시작해 2년만에 월수입 7000만원을 기록했다. 거창한 성공기는 없다. 처음부터 걷는 아기는 없노라고, 광고비의 양날, 사업과 사기의 한끗 차이 등에 대해 자세히 기술한다.
스마트스토어를 시작해 내 사업을 키우는 법을 보면 의외로 간단하다. 최저 시급 8590원의 순이익으로 계산하는 법이 나오기 때문. 예를 들어 월 1000만원을 벌려면 마진이 시급만큼 남는 제품을 어림잡아 하루에 30개씩 팔아야 한다. 하지만 그 시작은 하루에 3개 정도 판다는 생각으로 무엇을, 어떻게 팔 것인지에 대한 고민부터다.
문제는 이 상품을 무수히 많은 사람이 판다는 것이다. 책에서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나오는 검색에서 노출량을 알려주고 단어를 고르는 방법, 고객관리까지 세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1억을 들여 거창한 장사를 하는 대신 실패해도 된다는 마음으로 접근하면 부담감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의외로 수많은 사람들이 저자의 경험과 조언을 무시했지만 대기업에 다니던 지인만이 반려동물의 털을 제거하는 브러시를 갈아 끼우는 브러시를 들여와 팔면서 연봉 이상의 부수입을 얻었노라고 고백하고 있다. “말리는 사람도, 해보라는 사람도 다들 ‘빈말’일 뿐이다. 자신이 해보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뭐든 시도하면 큰 기업은 만들기 어렵지만 1인이 따듯하게는 먹고 살 수 있다”라고 자신한다.
무엇보다 그를 스타로 만들어준 유뷰트 신사임당 채널의 시작이 ‘사진 잘 찍는 법’이라는 점도 이 책에서 고백하고 있다. 거창한 목표나 대의명분을 가지고 시작하지 하지 않는다면, 악플에 휘둘리지 않는다면 누구나 ‘킵 고잉’할 수 있음을 강조한다. 우리의 성실함을 비웃고 도전을 조롱하며 근면을 무시하는 삶을 경계해야 함을 저자는 강력히 권고하고 있다. ‘킵 고잉’은 잘난 사람들을 위한 책은 아니다. 무작정 ‘누구나 할 수 있다’고 부추기지도 않는다. 부자라고 칭송받는 스타 유튜버의 담담한 실패기가 되려 신선한 자극이 되는 책이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