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100] 신간으로 즐기는 슬기로운 ‘집콕!’ 생활…실속파 다이어터, 나 홀로 미스터리, 아이랑 룰루랄라

허미선 기자
입력일 2020-07-21 17:00 수정일 2020-07-22 00:25 발행일 2020-07-22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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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슬기로운 집콕생활 지침서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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잦아들만하면 다시 방심하는 틈새를 파고들며 확산되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이하 코로나19)로 외출도, 만남도, 외식도 여전히 쉽지 않은 날들이 지속되고 있다. 그렇게 코로나19 습격으로 시작된 ‘집콕’ 생활이 벌써 6개월째다. 

이제 ‘집콕’ ‘언택트’ 등은 새로운 라이프스타일로 자리 잡았다. 이에 출판계는 듣도 보도 못했던 바이러스 창궐로 급속히 전파된 새로운 기준, 라이프스타일 등에 대한 책들을 선보이고 있다. 7월 중순의 서점가 역시 ‘집콕’을 키워드로 한 책들이 독자들을 만났다.
◇실속파 다이어터를 위한 ‘집콕 다이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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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콕 다이어트 |신예담 지음(사진제공=보아스)

다이어트는 완전정복이 어려운, 인류의 최고 난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잡힌 듯 다시 확산되는 코로나19 마냥 체중감량을 이뤘다 싶으면 끔찍한 요요현상이 찾아온다. 급작스러운 체중감량과 요요현상의 반복으로 삶은 피폐해지고 건강 역시 위험신호를 보낸다.

‘집콕 다이어트’는 이같은 악순환의 굴레에 시달리고 있는 이들을 위한 책이다. 저자는 건강과 맵시를 함께 갖춘 몸을 만드는 법에 대한 집필, 강연, 교육, 트레이닝 활동을 하고 있는 바디 컨설팅 기업 블루바디 심예담 대표다.
과도한 운동으로 허리디스크, 폐렴 등을 앓았던 그는 재활 기간 동안 1000여권에 달하는 건강, 영양, 의학 서적 및 논문들을 독파해 바디 컨설팅 프로그램을 구축해 지금까지 진행 중이다. 저자는 책을 통해 “다이어트의 성공은 돈, 시간, 특별한 기구”가 아닌 “지속가능한가”가 결정한다고 주장한다. 
단기간 먹어서 혹은 운동을 해서 성공할 수 없다는 점에서 다이어트는 삶과도 닮아 있다. 빨리 성공하고 싶어 무리를 하면 몸과 마음에 탈이 생기게 마련이다. 다이어트 역시 마찬가지다. 이에 저자는 실패와 성공을 끊임없이 반복하며 정제하고 축적해 체화한 다이어트 성공 규칙을 책에 담았다. 
‘반드시 성공하는 다이어트는 있다’ ‘평생 다이어트를 위한 기본기 다지기’ ‘알아야 제대로 뺄 수 있다’ ‘몸을 완전하게 만드는 집콕 운동 6가지’ ‘지속가능한 다이어트의 길’ ‘몸이 바뀌니 삶이 달라지다’ 6개장에 나눠 담긴 내용들은 저자가 주장하는 다이어트 성공 키워드인 ‘지속가능성’에 방점을 찍는다.
다이어트 성공을 위한 골든서클과 블루서클, 다이어트 고통 총량의 법칙, 멋진 몸을 위한 시드바디 등 흥미로운 소재부터 요요를 막는 유일한 길, 다이어트를 성공으로 이끄는 사소한 요소들, 다이어트가 망해가는 징조 7가지, 애주가에게는 반가운 술자리와 이별하지 않고도 다이어트를 지속하는 법, 바르게 걷기, 처음 66일간은 매일 운동하기 등 실속 정보들도 유익하다. 
◇나 홀로 미스터리 월드! 욘. A 린드크비스크 ‘나를 데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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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데려가 |욘 A. 린드크비스트 지음(사진제공=문학동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 부리는 대로, 장마로 을씨년스러우면 또 그런대로 ‘미스터리’ ‘호러’ ‘서스펜스’는 꽤 흥미로운 읽을거리다. 

영화, 연극 등으로 변주되며 사랑받았던 뱀파이어 로맨스 ‘렛미인’(Let Me In)의 작가 욘 아이비데 린드크비스트(John Ajvide Lindqvist)의 세 번째 장편소설 ‘나를 데려가’(Manniskohamn)가 출간됐다. 

뱀파이어와 좀비에 이어 이번엔 사람을 데려가는 바다 이야기다. 2008년작인 ‘나를 데려가’는 스웨덴의 외딴 군도 도마뢰, 어업을 위해 주기적으로 바다에 산 사람을 제물로 바쳐온 풍습을 가진 이곳에서 벌어지는 실종 미스터리물이다.
등대가 있는 무인도로 소풍을 갔다가 어린 딸 마야를 잃은 안데르스, 그는 딸을 잃은 트라우마와 자신을 떠도는 환영들과 고군분투하는 삶을 영위하고 있다. 식탁에 남겨진 서툰 글씨체의 ‘날 데려가’라는 메시지를 시작으로 딸이 읽던 그림책, 아이스크림 가게의 마스코트 등을 비롯해 안데르스 자신의 어린시절 잊고 있던 기억들이 끊임없이 떠돈다.
‘나를 데려가’의 주된 정서는 일상 혹은 일상이라고 믿었던 자연이 주는 공포다. 바다는 풍성한 어장이자 공포스러운 망망대해다. 생계를 책임져 주지만 어촌만의 폐쇄성을 견고하게 쌓아 올린다. 인간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자연의 힘, 이는 경외와 공포를 동시에 안겨주며 사람들을 데려간다. 
그렇게 남겨진 이들 주위를 떠도는 사라진 이들의 망령들, 그들이 끌어내는 인물들 안의 공포, 그로 인해 더 큰 공포로 다가오는 자연의 미스터리와 초현실적인 현상, 그 앞에서 무기력해질 수밖에 없는 인간들…. 따로 애쓰지 않아도 그 공포의 크기를 불려가는 ‘나를 데려가’에는 1980년 영국의 인디밴드 더 스미스의 시적인 가사, 한때 거리의 마술사였던 작가 자신의 경험 등 실제하는 대중문화 코드와 개인사가 등장인물들의 감정들과 맞물리며 더욱 기묘한 분위기를 선사한다. 
◇반쪽짜리 등교하는 ‘오늘 아이랑 집에서 뭐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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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아이랑 집에서 뭐할까 | 21세기북스 편집부 지음(사진제공=21세기북스)

아이들은 TV와 스마트폰에 집착하고 부모는 이를 저지하기 위해 실랑이를 벌인다. 코로나19 여파로 여전히 반쪽짜리 등교를 하며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진 아이들에게도, 그들과 내내 함께 해야 하는 부모에게도 ‘집콕’은 고역이다. 

그렇다고 마냥 ‘고역’인 채로 두고 볼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에 부모들이 직접 나서 집에서 아이와 할 수 있는 놀이를 제안하고 창안해 ‘오늘 아이랑 집에서 뭐할까’라는 책으로 엮었다.
출판사 21세기북스는 육아정보를 공유하는 포털사이트 네이버 부모아이(부모i)에서 지난 3월부터 ‘방콕 24시간 순삭 집콕놀이’ 이벤트를 진행해 가장 기발하고 창의적인 제안 60개를 추려 책에 담았다.
책은 ‘미술놀이’ ‘활동놀이’ ‘과학놀이’ ‘요리놀이’ 4개 파트에 60개의 창의적인 집콕놀이를 나눠 담았다. 이 60개의 ‘집콕놀이’는 그저 노는 데 그치지 않는다. 스스로 주체가 돼 계획을 세우고 실행에 옮기는가 하면 조금은 다른 의견들을 조율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소통하고 협의한다. 
그렇게 놀면서 스탠퍼드대학교 교육대학원 부학장 폴킴 교수가 4차산업시대에 꼭 필요한 경쟁력으로 꼽은 4C, 창의력(Creativity), 비판적 사고(Critical Thinking), 의사소통 능력(Communication), 협업 능력(Collaboration)을 키울 수 있도록 한다. 자동차 자석놀이를 하면서 색종이로 주차장과 방지턱을 만드는 식이다. 
옷걸이로 만든 농구코트, 장난감 자동차 세차장으로 변신한 젖병 세척 솔, 다 쓴 휴지심을 엮은 미끄럼틀, 검정 비닐봉지로 하는 헤어살롱 놀이, 투명 지퍼백으로 그리는 초상화 등 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들로 무궁무진한 놀이들을 즐길 수 있다.
60여 가지의 놀이 외에 11개의 워크활동, 빙고놀이판 등 재미요소들도 유익하다. 하지만 이 또한 틀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 책에서 제시하는 60개의 놀이는 씨앗일 뿐이다. 그들을 통해 스스로에게 맞는 혹은 하고 싶은 놀거리들을 다시 창조해내고 문제를 제기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소통하고 협업하면 된다. 그 과정은 무궁무진한 가능성 발견의 출발점일 뿐이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