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코로나19 이후 경제회복 시까지 금리 완화 이어갈 것”

이정윤 기자
입력일 2020-07-16 13:01 수정일 2020-08-13 15:53 발행일 2020-07-16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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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코로나19로 우리 경제가 회복할 때까지 완화적인 금리 정책을 이어갈 것이라 밝혔다. 올해 경제성장률이 당초 제시했던 전망치(-0.2%)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가장 큰 원인으로 수출 감소를 꼽았다. 3차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으로 인해 성장률에 미치는 정도는 0.1~0.2%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으로 인해 향후 집값 상승은 제한적일 것으로 진단했다.

16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기준금리 동결 발표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 정상화 시점에 대한 질문에 “지금은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세가 진정되지 않아 국내도 불안이 높다”면서 “향후 우리경제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될 때 금리 정상화를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0.5%로 동결했다. 통화정책방향문에서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지난 5월 전망치를 하회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한은은 지난 5월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5%에서 -0.2%로 낮춰 잡았는데, 이보다 역성장폭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한 것이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5월 전망보다 수출 감소폭이 예상보다 대단히 컸다”면서 “수출의 개선세가 위축되면서 경제성장률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당초 2분기가 코로나19 정점이고 3~4분기에는 수월해지는 시나리오를 예상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확산세가 가속화되고 있고 워스트(최악) 시나리오로 가는 우려가 들 정도”라면서 “워스트 시나리오에선 성장률을 -1.8%까지 봐야하는데, 아직까지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또 정부의 3차 추경 집행으로 경제성장률을 0.1~0.2% 정도 끌어올릴 것으로 추정했다.

부동산 시장 상황과 관련해서는 “정부의 주택시장 안정화 의지가 확고하고 강력한 대책을 내놓은 만큼 앞으로 주택가격이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면서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안정화 대책으로 다주택자 투기 수요가 억제되는 효과가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통화정책 수단보다는 정부의 거시건전성 정책 등을 활용하는게 더 낫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해 통화정책을 완화적으로 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부동산 시장 불안에 대해서는 정부의 거시건전성 정책, 수급 대책 등 다양한 수단을 활용해 대응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기준금리 동결 결정과 관련해서도 “주택시장을 반영했다고 볼 게 아니고, 현재의 성장과 물가 흐름, 앞으로의 전망 등을 감안해 현 기조를 끌고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풍부한 유동성이 자산시장으로 쏠리지 않고 보다 생산적인 투자처로 흐를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정책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한국판 양적완화’라고 불리는 전액공급방식 RP매입과 관련해서도 입을 열었다. 한은은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지난 4월부터 3개월 동안 시장 유동성 수요를 제한 없이 공급하는 정례 RP 매입을 실시했고, 7월까지 연장했다. 이후 8월에는 비정례화 RP매입을 고려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 총재는 “만기도래에 따른 부담을 덜어주려고 실시했는데, 현재까지 실적을 보면 만기 규모에 크게 못 미친다”면서 “그만큼 금융회사들의 자금 사정이 안정됐다는 말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추가 연장 여부는 자금 수요를 좀 더 짚어보고 여러 가지 사항을 고려해 조만간 연장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은은 내일(17일) 임시금통위를 열고 회사채와 CP 매입기구인 SPV에 대해 의결할 예정이다. 이날 금통위에서는 SPV 대출 한도와 조건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앞서 금융당국이 이달 중 SPV를 가동하겠다고 밝힌데 따른 것이다.

이정윤 기자 jyoo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