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한은, 기준금리 연 0.5%로 동결

홍보영 기자
입력일 2020-07-16 09:46 수정일 2020-07-16 10:05 발행일 2020-07-16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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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한국은행이 16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0.5%로 동결했다.

이는 시장에서 예견됐던 결과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2∼8일 채권 관련 업무 종사자 200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99.0%는 7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응답했고, 1.0%만이 인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한은이 기준금리 실효하한에 가까워진 만큼 기준금리를 당장 추가적으로 내리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실효하한은 한은이 현실적으로 내릴 수 있는 최저 금리 수준을 의미한다.

현재 기준금리는 사상 최저치인 연 0.5%다. 한은은 지난 3월 1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충격을 방어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1.25%에서 0.75%로 ‘빅 컷’을 단행한데 이어, 5월 28일 0.25%포인트 추가 인하했다.

가팔라진 가계부채를 고려해 기준금리를 동결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는 95.5%로 전 분기(93.9%)보다 1.6%포인트 올랐다.

문제는 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 가능성에 정부가 신용공급을 확대하면서 대출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데 있다.

아울러 금융통화위원들이 서울과 수도권 등 부동산 시장 과열을 염두에 뒀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낮은 저금리로 풍부해진 유동성 때문에 자금이 쏠리면서 부동산 과열 현상을 부추길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정부와 여당은 ‘7·10부동산대책’을 발표하는 등 부동산 투기 뿌리 뽑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미 기준금리는 사실상 추가로 내리기 힘들다고 진단할 수준”이라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0.00∼0.25%)를 추가 인하하지 않는 이상 금리를 더 내릴 여지는 적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기준금리 동결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지만, 일각에서는 코로나19의 추가 확산 여부와 이에 따른 경기 개선 속도를 지켜본 뒤 한은이 올해 안에 기준금리를 추가로 내릴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 금융시장 여건을 봤을 때 추가 금리 인하 여력은 제한적”이라며 “내년까지 금리 동결 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실효하한에 대한 부담이 있더라도, 경기 상황이 좋지 않다고 판단하면 한 차례 인하 정도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보영 기자 by.hong2@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