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서비스 고용 0.5%p 하락 시, 전체 고용 0.7%p 끌어내려”

이정윤 기자
입력일 2020-06-29 15:34 수정일 2020-06-29 16:00 발행일 2020-06-29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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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한국은행)

서비스직 고용이 줄어들면 전체 고용률을 하락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코로나19 이후 경제구조 변화와 우리 경제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위기 충격 등으로 서비스업 고용둔화가 심화될 경우 부정적 영향이 경제전반에 파급되면서 성장잠재력을 훼손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서비스업 고용률이 연간 0.5%포인트(p) 하락한다고 가정할 경우 전체 고용률은 이보다 큰 0.7%p 하락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실제로 3~5월중 서비스업 고용률(서비스업 취업자수/15세이상인구)은 전년동기대비 1.1%p 하락했다.

이는 코로나19의 서비스업에 대한 충격이 산업간 상보성으로 여타 산업에 확산돼, 경제 전체의 수요위축이 심화된다는 논의와 일치한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화, 디지털 전환은 한편으로는 신규일자리를 창출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일자리 미스매치, 노동시장 이중구조 심화를 초래한다는 결과도 나왔다.

한은은 “비대면 산업 등을 중심으로 고용이 유발되고 재택(원격)근무, 플랫폼노동자, 단시간 근로 등 다양한 형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봤다. 또 “고용형태에 있어서도 일시휴직, 근로시간 조정 등을 통해 경기충격에 대응하는 노동저장(labor hoarding)의 활용이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일시적 경제충격 시 기업은 노동저장을 통해 고용조정 및 교육훈련 비용을 절감할 뿐만 아니라 기존 인적자본도 확보, 정부의 고용유지(유·무급 휴직) 지원 확대는 기업의 고용조정 비용을 경감시키고 실업에 따른 이력 리스크를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다.

반면 숙박음식, 도소매 등 전통서비스업과 판매직 등 대면업무 비중이 높은 직업군을 중심으로 고용 감소가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코로나19 위기의 경험으로 향후 위기에 따른 수요변화에 유연한 대응을 위해 자동화가 빠르게 진행됨에 따라 중·저숙련 판매, 기능직이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또한, 산업·직업구조 변화와 신규일자리 창출이 가속화되는 과정에서 신기술에 대한 구인-구직자 간 미스매치가 커지고 부문간 고용·임금 격차가 확대되는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심화될 것을 우려했다.

한은은 “코로나19의 충격은 단기적으로 산업·직업별 비대칭적인 고용 충격으로 파급되고, 중장기적으로는 저학력 일자리 등 취약 부문의 고용회복 지연을 통해 소득분배 악화를 초래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코로나19의 고용 충격은 식당종업원, 오프라인 판매원 등 주로 재택근무가 어려운 직업군, 임시일용직, 저학력 근로자, 여성, 소규모 사업체 등에 집중된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3~5월중 대면업무 비중이 높은 숙박음식, 소매, 교육서비스업 등에서 고용이 큰 폭 감소하고 임시일용직, 10인 미만 기업을 중심으로 고용 부진이 두드러졌다.

한편, 코로나19 위기로 글로벌 가치사슬(GVC) 약화 기조가 가속화 되면서 제조업을 중심으로 고용둔화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도 시사했다.

한은은 “글로벌 수요둔화, 탈세계화는 우리나라의 전·후방 GVC 참여도를 낮춰 수출감소, 리쇼어링 등을 초래함으로써 고용에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이정윤 기자 jyoo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