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경제의 ‘신간(新刊) 베껴읽기’] <200세 시대가 온다> 토마스 슐츠

조진래 기자
입력일 2020-05-29 07:00 수정일 2020-05-29 10:42 발행일 2020-05-26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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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맞춤 디지털 의학시대' 도래… 우리 생에 영생의 길은 열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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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독일의 대표 시사지인 ‘슈피겔’의 실리콘밸리 지사 편집장이자 미국 수석 특파원이다. <구글의 미래>라는 저서로 이미 유명한 인물이다. 이 책은 제목이 다소 과장스럽다는 느낌이지만, 책을 읽다보면 정말 그렇게 될 지도 모르겠다는 상상을 하게 만든다. 실리콘밸리의 개척자인 피터 틸은 생명 연장과 재생의학을 연구하는 기업들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면서 궁극적으로 인간이 200세까지 살 수 있는지를 알고 싶어 한다. ‘실리콘밸리의 사상 초유 인체혁명 프로젝트’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암과 알츠하이머 등 인류의 질병 정복을 위한 기업과 연구소들의 노력과 그 미래, 그리고 궁극적으로 개인 맞춤형 디지털 의학의 시대를 예고한다. 저자의 깊은 통찰력과 광범위한 취재력에 경외감을 느낀다.

* ‘유전자를 정복하라“- 게놈을 원하는 대로 재단해 주는 유전자 가위, 즉 크리스퍼 기술을 발견한 제니퍼 다우나는 “우리는 진화를 통제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공언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연구소장은 “기술 발전이 의학의 새 시대를 열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 기술의 진보 덕분에 ‘의학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 의학에도 화학과 물리학 물질과학 로봇공학 등 모든 영역의 신기술이 하나로 융합되고 있다. 과학자들의 최대 과제는 이제 ‘유전자’를 정복하는 것이다. 인간이 창조주가 되어 진화의 다음 단계를 직접 통제할 날이 올 것이란 얘기다.

* 개별 맞춤 디지털 의학시대를 맞다 - 전문가들은 한 목소리로 “미래 의학의 열쇠는 데이터가 쥐고 있다”고 말한다. 이제 의사는 단순한 치료자이자 처방전 발급자가 아니라 건강 코칭이자 건강 데이터 관리자가 되어야 한다고 전망한다. 미래 의학은 더 정확해야 하고 개인별 특성에 맞춰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실리콘밸리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언제일지는 정확히 예단하기 어렵지만) 인간의 수명이 200세, 심지어 500세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그 수혜는 아무래도 고학력 엘리트, 일부 부자들, 일부 미국 대기업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다만, 개인맞춤형 유전자 치료제는 ‘비싼 가격’이 걸림돌이다. 개인맞춤형 유전자 치료제 시대가 열리려면, 양산 라인이 필요한데 이것이 여의치 않다. 2017년 최초로 승인된 대형 제약사 노바르티스의 세포 기반 암치료제인 ‘킴리아’는 환자 1인당 치료비가 무려 50만 달러에 이른다.

* 정복 가능성 높아지는 알츠하이머 - 인간의 수명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문제는 연령이 높을수록 뇌에서 마모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신경퇴행성 질환인 알츠하이머병은 고령화되어가는 서양사회를 위협하는 천벌로 여겨졌으나, 최근 유전자 분석 기술의 급속 발전에 힘입어 치료 및 예방의 길이 열리고 있다. 특히 컴퓨터공학의 발전에 힘입어 이제 뇌를 들여다 보고, 빠른 속도로 게놈을 분석하고, 엄청난 양이 데이터들을 분류하는 신기술 발달의 기반이 구축되고 있다. 의학계와 IT전문 기업들의 협업 덕분이다.

* 세포의 자가포식 ‘오토파지(autophagy)’ - 전문가들은 알츠하이머를 비롯한 신경퇴행성 질환을 예방하려면 많이 움직이라고 권한다. 기능이 중단된 세포 구성요소가 제거되어 뇌 손상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오토파지, 즉 자가포식이다. 그리스어로 스스로라는 뜻의 오토와 먹는다는 의미의 파지가 합쳐진 말이다. 세포 내부의 물질이 스스로에 의해 제거되기 때문에 붙여졌다. 세포질의 노폐물이나 퇴행성 단백질, 수명이 다한 세포 소기관들이 자가포식에 의해 제거된다는 것이다.

* ‘뇌 보호 메커니즘’이 알츠하이머 치료의 큰 벽 - 혈액을 통해 뇌로 전달되는 물질은 이동이 원활하지 못하면 장벽에 갇힌다. 이것이 우리 뇌의 보호 메카니즘이다. 지금까지 치매 치료가 실패했던 것도 이 메커니즘 때문이다. “뇌까지 도달할 약품을 개발하는 것이 신경퇴행성 질환 치료의 가장 큰 숙제”라고 저자는 말한다.

* 생명공학과 제약업의 융합모델 ‘바이오파마(Biopharma)’ - 디지털 기술에 기반한 의학이 탄생하면서 생명공학이 제약 시스템의 역할을 점점 대체하고 있다. 생명공학 기업은 생물학에 기반한 치료법을 개발하는 반면 제약 기업은 화학에 기반한 치료법을 개발한다. 하지만 이제 두 기업의 경계는 점점 모호해 지고 있다. 두 산업이 결합되어 바이오파마라는 새로운 유형의 혼합기업이 속속 탄생하고 있다.

* 피부암 인식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다 - 세바스찬 스런은 구글의 비밀 연구조직인 구글X의 설립자이자 총괄 책임자다. 그는 자율주행차를 개발해 자동차산업의 새 시대를 열기도 했다. 그가 스탠퍼드대학에 마련한 개인 연구조직인 ‘스런랩’은 피부암을 인식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피부암의 특징을 인식하도록 12만9450개의 임상사진으로 컴퓨터를 학습시켰다. 피부암은 1기에 흑색종이 발견된 환자의 경우 5년 이상 생존할 확률이 97%이기 때문에 조기 발견이 특히 중요하다. 손쉽게 암을 진단해줄 조기 경고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것이 그의 목적이다.

* 인공지능에 기반한 정밀의학을 꿈꾸는 사람들 - 컴퓨터공학자 위르겐 슈미트후버는 뉴욕타임즈가 ‘인공지능이 성장하면 그를 아빠라고 부를 것’이라고 극찬한 독일 과학자다. 그는 ‘인공 일반지능’을 만들려 하고 있다. 점점 더 많은 과제를 습득해 점점 더 많은 영역에 투입되어 보편적인 문제를 처리해 주는 기계다. 스탠포드대학 연구팀은 의사보다 정확하게 부정맥을 인식하는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아동의 자폐증 여부를 진단해 주는 기계도 나와 생후 6개월된 아기들의 뇌 사진을 보고 자폐증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이제 인공지능은 희귀 유전질환도 진단한다. 현재도 진단율을 최대 85%까지 높일 수 있을 정도라고 한다.

* 구글의 의학 자회사 베릴리(Verily) - 구글의 의학연구를 독립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구글의 자회사다. 생물학 의학 화학 재료과학 컴퓨터공학 등 각 분야 스타급 학자들이 망라되어 있다. 바이오센서 의학로봇 당뇨병 암 우울증 외 50개 새로운 아이디어를 연구하고 있다. ‘기술, 데이터 과학, 건강의 인터페이스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모토다. 베일리의 사명은 전 세계 건강 데이터를 유용하게 활용해 인류가 더욱 건강한 삶을 누리게 하자는 것이다. 새로운 의학 플랫폼을 구축하고 디지털 건강 세계를 위한 인프라를 마련하는 것이 목표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의 데이터를 활용한 다양한 질병과 정신 장애 치유법을 찾고 있다.

* 데이터를 기반으로 건강 시장을 노리는 대기업들 - 애플의 팀 쿡 CEO는 2017년 포천과의 인터뷰에서 “건강은 전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분야이고, 두번째로 큰 시장”이라고 말했다. 현재 애플 워치로 당뇨병 환자의 혈당 수치를 확인할수 있으며, 파킨슨병이나 자폐증 증상을 확인 또는 의심스러운 반점을 검시하는 앱을 만들었다. 아마존도 ‘코드명1492’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의사를 검색하거나 의료 데이터를 클라우드에 저장 평가하는 서비스를 테스트중이다. 의약품 사업 진출도 노리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나 워드, 엑셀보다 암과 줄기세포, 치료와 의약품 사업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인다. 헬스케어넥스라는 새로운 의학사업부를 만들어 “보건 시스템에 변혁을 일으키는 것이 목표”라고 공언했다. 헬스볼트라는 온라인 앱을 만들어 모든 민감한 의학 데이터를 클라우드에 저장하고 있다.

* 속속 의학시장에 진출하는 실리콘밸리의 선구자들 - 페이팔의 창업주로 억만장자 투자가인 피터 틸은 생물학 분야의 혁명적 연구에 집중하는 이른바 ‘딥사이언스 컴퍼니’들에 수백만 달러를 투자해 마이크로비옴, 유전자, 암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페이스북 CEO이자 냅스터 창업자인 숀 파커도 자신의 이름을 딴 암 면역 치료 연구소를 설립했다. 최초의 인터넷 브라우저 넷스케이프의 공동 개발자였던 마크 앤드리슨은 앤드리슨호로비츠를 통해 수억 달러를 생명공학 분야에 투자하고 있다.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는 인간세포지도 구축사업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6억 달러가 투입된 연구센터는 특히 인간의 모든 신체를 지도화해 신약 개발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21세기 중에 전세계 질병을 정복하겠다는 야심을 드러내고 있다.

* 의학시장 주도할 IT 대기업들 -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은 2016년 연구에만 140억 달러를 투자했다. 아마존은 그보다 많은 160억 달러를 쏟아 부었다. 애플과 페이스북도 결코 뒤지지 않는 규모다. 실리콘밸리는 인터넷 기술을 독점한 데 이어 이제 인공지능에서도 같은 현상을 노리고 있다. 이들이 새로운 혁명에서 선두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막대한 투자금뿐만 아니라 물불 가리지 않고 달려드는 혁신에 대한 열망, 반드시 성취하고 말겠다는 혁신에 대한 투자도 한몫했다는 평가다.

* 죽기 전에 자신의 게놈을 분석 의뢰한 스티브 잡스 - 인간은 최대 2만3000개의 유전자를 갖고 있다고 한다. 이 모든 유전자 정보를 합쳐 놓은 것이 ‘게놈’이다. 인간 게놈 프로젝트는 인간의 게놈을 완벽하게 매핑하고 약 30억개의 염기 서열을 분석하겠다는 목표로 시도되어 1990년 성공을 거두었다, 췌장암으로 죽기 직전 스티브 잡스은 실낱 같은 희망으로 자신의 게놈과 종양에 대한 분석을 의뢰했다. 10만 달러를 지불한 이 프로젝트에 하버드 스탠포드 MIT 출신의 유전학 전문가들이 매달렸다. 잡스는 “저는 기술의 도움으로 암을 국복하는 최초의 인간이 되거나, 기술 적용에 실패해 죽는 최초의 인간이 될 것”이라며 비장한 각오를 다졌지만 결국 실패했다. 그는 세계 최초로 자신의 악성 종양 유전자의 정상적인 DNA에 대한 분석을 의롸한 인물로 기억된다.

* 속속 성공하는 유전자 치료제 - 인간 게놈의 염기서열이 분석되면서 학계와 생명공학계는 전무후무한 엄청난 자원을 사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유전정보를 의도적으로 조작할 가능성까지 열린 것이다. 2013년 미국에서 설립된 생명공학 스타트업 스파크테라퓨틱스가 두 종류의 유전자 치료제를 승인받았다. 하나는 완치가 불가능했던 실명의 원인을 치료하기 위한 치료제이고, 두번째는 혈우병 치료제였다. 보훔대학병원은 피부가 완전히 손상된 한 소년을 유전자 치료로 살려내기도 했다.

* 혁명적 기술 ‘크리스퍼 캐스9(Crisper-Cas9)’ - 보통 ‘유전자 가위’라고 불린다. 유전자를 잘라낼 뿐만아니라 유전자를 삽입하고 활성화 혹은 비활성화하고 프로그램을 수정할 수 있다. 미국 버클리대학과 하버드대학 연구실에서 처음 고안되었다.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가능하지만 의학 분야에서 가장 획기적인 변화가 기대된다. 단순히 DNA를 잘라내 질병의 원인을 아예 제거해 버림으로써 기존 유전자 치료의 수준을 획기적으로 끌어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생명의 코드를 변화시킬 수 있는 이 기술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 지를 결정하는 일이 인류에게 가장 중대한 도전 과제가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혹자는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 크리스퍼를 활용한 의료계 진화 - 크리스퍼를 연구하지 않는 의과나 제약사는 각종 질병을 고치고 신약을 개발할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하버드대학은 크리스퍼를 이용해 레트로바이러스가 없는 돼지를 처음으로 탄생시켰다. 인간에게 장기 기증을 할 수 있는 이 유일한 동물에게서 이식 부작용까지 제거했다. 이제 최초로 사람이 돼지의 간 혹은 심장을 이식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2017년 미국 포틀랜드 연구팀은 실험실에서 탄생시킨 배아에서 치명적인 심장 질환을 유발하는 유전자 결함을 치료하는데 성공했다. 관련업계의 목표는 ‘질병이 발생하기 전에 미리 치료하는 것’이다. 이제 각 나라별로 20명의 아인슈타인, 20명의 스티브 잡스가 배출될 수 있을 지 모른다.

* 인류의 꿈 ‘암 정복’ - 2017년 5월 면역관문억제제가 ‘키트루다’라는 이름으로 처음 출시되었다. 모든 종양을 치료할 수 있는 최초의 암 치료제다. 약 20%의 환자에게서 치료 효과가 나타날 만큼 탁월했다. 살아있는 세포를 활용한 이른바 2세대 면역치료는 2010년부터 시작되었다. CAR-T라 불리는 키메라항원수용체 T세포는 염기 서열과 유전자 치료, 빅 데이터, 생물정보학이 한 데 모인 디지털 의학의 결정체였다. 실험실에서 인간의 손으로 유전자를 조작해 킬러 세포를 만들어낸 것이다. 부작용도 발생했지만 특히 혈액암에 대한 치료효과가 매우 탁월했다. 특정 유형의 백혈병 환자 90%가 치료 효과를 보았다고 한다. 실리콘밸리 업체들은 이미 혈액검사를 통한 암 진단법을 개발했다. 스타트업 ‘그레일’은 액체생검이라는 방식으로 암 위험 신호를 확인해 준다.

* 바이오프린팅 시대 열리다 - 3D 프린터로 제작한 대체 장기를 공급하는 것이 바이오프린팅이다. 이제 실험실에서 인공 조직, 인공 피부, 합성 기관을 만들 수 있다. ‘오가노보’라는 선도 기업은 폐 심장 신장의 일부를 합성하고, 살아있는 간 조직을 배양하며, 인간의 생물학적 체계와 거의 흡사한 기관을 제작한다. 정상적인 기능을 갖추고 한 달 간 생존할 수 있는 간 조직을 프린팅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바이오프린팅은 실리콘이나 플라스틱이 아닌, 살아있는 세포로 구성된 특수한 젤이 쓰인다는 점이 다르다. 로레알 연구소는 사람의 피부와 흡사한 합성 피부를 생산하고 있다. 프랑스의 스타트업 푸아티와 공동으로 인공 모근도 개발 중이다.

* ‘미니장기’ 오르가노이드(Organoid) - 합성생물학에서 가장 혁명적인 기술로 받아들여 진다. 실험실에서 배양한 아주 작은 세포 덩어리로, 형성 초기단계의 장기처럼 보인다. 실제 장기와 똑같이 가능한다. 이제 학자들은 오르가노이드를 크게 키워 인간에게 이식할 방법을 연구 중이다. 줄기세포를 프로그래밍해 미니 장기를 배양할 수 있다면, 이론적으로는 정자와 난자까지도 배양할 수 있을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 노화의 비밀을 쥔 텔로미어(telomere) - 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의 호주 출신 의사 엘리자베스 블랙번은 염색체 말단의 유전자를 보호해 주는 독특한 구조를 발견했다. 이 구조는 나이가 들수록 서서히 수축된다. 즉, 텔로미어가 사라지면 세포는 더 이상 분열하지 않는다. 이 메커니즘이 밝혀져 노화 프로세스를 억제할 수 있는 날이 곧 올 것이란 기대가 높다. 다만 이 효소는 대부분의 암세포에서도 과잉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확인되어 좀더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 우리의 미래 주치의는 AI(인공지능) - 미래의 의학은 개인 맞춤 의학이 되고, 맞춤식 예방과 진단 치료가 현실이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유전자 지식의 발달로 개인 맞춤 의학의 첫 걸음을 떼게 되었다. 특히 DNA 분석은 여전히 개인맞춤의학의 주춧돌 역할을 하고 있다. 디지털 의학의 세계에서 이제 의사는 인공지능의 도움을 십분 받을 수 밖에 없으며, 이제 단순한 진단자나 치료자의 차원을 넘어 건강 코치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 새로운 키워드 ‘멀티오닉스(multionics)’ - 2010년 초반부터 의학자들은 게놈 외에 아직 연구되지 않았던 신체의 다른 정보원에 집중했다. 체내 모든 단백질의 집합체인 프로테옴, 유전자와 관련된 화학 프로세스의 집합체 에피게놈 등이다. 이 모든 영역을 하나로 묶는 상위 개념이 최근 의학계의 키워드인 ‘멀티오닉스’이다. 장 유명한 분야가 마이크로비옴인데, 인체 특히 장에서 나타나는 단세포생물들 주로 박테리아와 그 유전자들이다. 최근에는 동식물 및 바다에서 서식하는 미생물이 중점 연구 분야로 부각되고 있다. 우리 인체에는 약 100조개의 미생물이 살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세포의 3배에 이르는 수치다. 한 스푼의 미생물에는 한 트럭에 실린 DVD 분량의 데이터가 담겨 있다고 한다. 미생물과 인체 간의 상호작용 메커니즘을 찾는 것이 인간 게놈 프로젝트에 맞먹는 규모에 최초의 염기서열 분석 만큼이나 중요하고 까다로운 작업이라고 한다.

* 계층 간 격차를 줄여줄 미래 의학 기대 - 현재 의학은 기하급수적 속도와 수준으로 발달하고 있는 반면, 이런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계층 간의 격차도 그만큼 벌어지고 있다. ‘가난하면 일찍 죽는다’는 극단적 주장이 현실이 될지도 모른다. 따라서 저자는 “미래의 의학은 공정한 연대적 관점의 건강 서비스를 기반으로 해야만 진가를 발휘할 수 있다”고 말한다.

조진래 기자 jjr8954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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