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장 이어 당대표도 ‘추대론’…경쟁 없는 민주당

표진수 기자
입력일 2020-05-24 14:03 수정일 2020-06-10 10:02 발행일 2020-05-25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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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수하는 이낙연-김진표
악수하는 이낙연-김진표(연합)

더불어민주당이 국회의장에 이어 당대표까지 추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당내 주요 직책 결정에서 경쟁이 없이 일방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8월 29일 전당대회(전대) 개최를 확정하면서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준비작업에 돌입했다.

현재 당권 주자로 불리는 후보는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을 비롯해 홍영표(4선), 우원식(4선), 송영길(5선) 의원 등이 꼽힌다.

통상적으로 예정된 민주당 전당대회에 출마하기 위해서는 7월 초에는 출마 선언을 하고 본격적으로 선거전에 돌입한다.

가장 유력한 후보는 이 위원장이지만, 현재 당권 도전을 두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난 속에서 당권 경쟁이 과열되는 것에 대한 부담 때문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물밑에서는 이 위원장은 이미 당권 도전에 대한 결심을 굳히고, 기존 주자들과의 ‘교통정리’에 나서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 위원장은 송 의원과 내달 초 만찬 회동을 갖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송 의원은 이 위원장이 전당대회에 출마하면 자신은 뜻을 접고 이 위원장을 지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이 위원장의 출마가 가시권에 잡히고 있는 상황에서도 홍 의원과 우 의원 두 사람 모두 이 위원장의 출마여부와 관계없이 도전 의지가 강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 초선 의원은 “이 위원장이 당권과 대권을 노리고 있는 상황이지만, 계파가 없어 당 대표에 도전한다고 하더라도 결과는 알 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당 대표 임기도 애매한 상황이다. 실제 이 위원장이 오는 2022년 3월 대선에 나서려면 당권·대권 분리 규정에 따라 당대표직을 2021년 3월 이전에 사퇴를 해야 한다.

그럼에도 이 위원장이 당권에 도전하는 것은 177석을 이끌 당 대표가 되면서 대선주자 1위를 굳히기 위함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여기에 당 대표를 하면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당 조직을 장악할 수 있다는 계산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대권 도전 전에 전당대회를 통해 미리 자격 검증을 하겠다는 의도로도 해석된다. 노웅래 의원은 최근 BBS 라디오에 출연해 “국민의 검증을 받지 않고 대통령 후보가 된다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만약 본인이 (전당대회에) 나와서 검증을 받겠다고 한다면 그것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민주당이 박병석(6선), 김상희(4선)의원을 국회의장과 국회부의장으로 추대한 점과 이 위원장의 추대 등 주요 직책에 경쟁하지 않는 점을 비판하는 여론도 있다.

당초 국회의장단 출마 의사를 보였던 일부 민주당 중진 의원들은 ‘단합’을 강조하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국회의장 후보로 거론되던 김진표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국민들이 민주당을 거대여당으로 만들어주신 것은 청와대와 정부, 국회가 하나로 힘을 모아 코로나 19 위기, 특히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집권여당이 되어달라는 뜻”이라고 불출마 배경을 밝히기도 했다. 이는 다수당이던 20대 전·후반기 의장단 경선을 치른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민주당의 잇단 주요 직책 추대를 두고 일각에서는 21대 총선에서 177석을 차지하면서 여당의 힘이 거세지게 되자 야당을 간과하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표진수 기자 vyvy@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