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섭단체 여당은 1개, 야당은 2개?…177석 공룡 민주당 ‘전전긍긍’

표진수 기자
입력일 2020-05-10 14:18 수정일 2020-06-10 10:16 발행일 2020-05-11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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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하는 민주당 이해찬-김태년
입장하는 민주당 이해찬-김태년(연합)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 국민의당 등 야당에서 두번째 교섭단체 구성 행보를 보면서 177석을 얻은 ‘공룡 여당’ 더불어민주당이 ‘전전긍긍’ 하고 있다.

야당에서 교섭단체 2개를 구성할 경우 정부여당의 국정운영에 큰 부담이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원유철 미래한국당 원내대표는 10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주호영 원내대표와 (미래통합당·미래한국당)합당시기, 절차, 방식 등을 논의할 것”이라며 “만약 비상대책위원장이 새로 오면 신속히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원 원내대표의 이러한 발언은 지난 8일 통합당 주 신임 원내대표가 선출 직후 기자회견에서 한국당과의 합당에 대해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이른 시간 내 미래한국당 지도부와 이 문제를 논의할 생각”이라고 밝히면서 합당에 속도가 붙고 있는 것이다.

현재 19명의 당선자를 낸 한국당은 1석만 더하면 교섭단체 지위인 20석을 확보하게 된다. 지금까지 거론되는 시나리오는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나 윤상현 의원, 권성동 의원이 합류하거나 안철수 전 대표가 이끄는 국민의 당과 합당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에 거대 의석인 177석을 얻은 민주당이 조바심을 내고 있다. 민주당은 앞서 지난 8일 권리당원 투표에서 비례연합 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 합당을 의결했다.

권리당원 투표 결과에 따라 양당은 합동대회를 거쳐 오는 15일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민주당은 합당 절차를 밟겠다고 밝혔지만, 한국당을 주축으로 야당에서 교섭단체를 꾸릴 경우 부담이 클 것으로 보인다.

야당에서 2개의 교섭단체가 나올 경우 21대 국회를 이룰 상임위원장직 추가 배분을 비롯해 국회 부의장 1석도 가져갈 수 있게 된다.

여기에 고위공직자수사처(공수처)장을 임명에 있어서도 야당 몫 추천위원을 통합당과 새로운 야당 교섭단체가 나눠갖게 되면 공수처장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어 민주당에게 악영향으로 다가 올 것 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 통합당과 한국당은 5월 중 의견을 수렴해 교섭단체 여부를 밝힌다는 계획이다. 이를 보면 민주당의 시민당과의 정식 합당 시점인 15일 이후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거대 양당인 민주당과 통합당에서 눈치를 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상임위원장과 공수처장 임명 등을 염두에 두고 머리 싸움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두 정당 가운데 어느 정당이 먼저 최종 결과를 내놓으냐에 따라 다른 한쪽의 선택이 달라 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표진수 기자 vyvy@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