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통위, 긴급 간담회 개최… "방위비분담금, 양국 대통령선으로 넘어가"

표진수 기자
입력일 2020-04-22 15:25 수정일 2020-06-15 09:49 발행일 2020-04-23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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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안보 현안 논의 외통위 간담회
통일안보 현안 논의 외통위 간담회(연합)

국회 외교통일위원회가 22일 국회에서 외교부·통일부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 간담회를 열고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변 이상설’과 관련한 현안을 공유했다.

이 자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 11차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을 거절하면서 결국 이 문제는 양국의 대통령 선으로 넘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변 이상설’과 관련해서는 특이동향을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윤상현 위원장은 이날 외통위 비공개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한미 방위비 분담금 문제는 결국 ‘탑 네고시에이터(Top negociator·최고협상자)’인 대통령 선으로 넘어가지 않을까 추측한다”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우리 정부는 현재의 ‘13% 인상안’이 최상의 안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반대한다고 해도 지금 당장 나서서 협상할 이유는 없고, 나중에 대통령 선으로 넘어가서 협상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고 밝혔다.

그러면서 “외교부는 ‘13% 인상안’은 이미 양국 각료(장관)의 승인을 받은 상태라고 한다”며 “어떤 식의 또 다른 딜(deal)이 있을지 모르지만 최근 한미 대통령간의 통화에서 이 이야기가 오가지 않았기 때문에 결국은 대통령 선으로넘어가지 않겠나. 청와대와 백악관의 국가안보회의(NSC)에서 결정하게 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앞서 우리 정부는 미국 측에 방위비분담금을 ‘최소 13%’ 인상이라고 제안을 어렵게 꺼냈고, 이에 대해서 양측 실무 협상팀에서 공감대를 이뤘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반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에서 “우리는 한국에 방위비를 많이 분담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한국이 어느 정도의 돈을 제안했지만 거절했다”고 말했다. 실제 실무선 협상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직접 제안을 거절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측 요구에 대해 거부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한미 협상팀은 내부적으로 입장을 조율하고 전반적으로 상황을 지켜보는 등 당분간 탐색기를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날 같은자리에서 열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변이상설과 관련해 통일부 측에서 특이동향을 발견해지 못했다는 답이 돌아왔다. 이를 두고 외통위원들은 반발했다.

윤 위원장은 “통일부는 북한 내부 특이동향을 발견하지 못했고, 향후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겠다고 하는데, (김 위원장이)집권 이후 처음으로 태양절 참배나 최고인민회의에 불참한 것이 특이 동향이 아니면 무엇인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신변이상설에 대한 보도가 계속 나오는데, 북한에서 반응이 나와야 하는데 반응이 없는 것도 특이동향”이라며 “상황을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당초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각 부처 국장급이 참석했다.

이에 대해 윤 위원장은 “국회와 국민을 무시하는 처사로, 매우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정병국 의원도 “국민적 궁금증이 있는 사안인데도 이런 자리를 여당이 거부하는 것은 온당하지 못하다”며 “벌써부터 절대다수의 의석을 차지한 오만함을 표출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표진수 기자 vyvy@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