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불구 28년 만에 깨진 총선 ‘투표율 60%’

이정윤 기자
입력일 2020-04-15 20:20 수정일 2020-04-15 21:01 발행일 2020-04-16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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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표소에 쏟아지는 투표용지<YONHAP NO-4570>
제21대 총선일인 15일 오후 인천시 동구 송림체육관에 마련된 미추홀구선거관리위원회 개표소에서 관계자들이 개표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이번 4·15총선에서 66.2%(잠정치)의 투표율이 나왔다. 28년 만에 가장 높은 투표율이다. 국제적인 최악의 바이러스 상황에서도 이같은 투표율이 나온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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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15일 오후 6시 기준 21대 총선 투표율이 66.2%(잠정치)라고 밝혔다. 총선 투표율이 60%를 넘어선 것은 2004년 17대 총선 이후 16년 만이다. 민주화 이후 역대 총선 투표율은 △13대 75.8% △14대 71.9% △15대 63.9% △16대 57.2% △17대 60.6% △18대 46.1% △19대 54.2% △20대 58.0%였다.

높은 투표율은 건강한 민주주의의 징표로 여겨지지만 2000년대 들어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역대 총선에서 가장 높은 투표율은 1948년 제헌국회의 95.5%로, 이후 하락세를 보이며 6대(1963년) 총선 72.1%로 떨어졌다. 투표율은 11대(1981년) 총선까지 70%대에 머물다 신한민주당이 돌풍을 일으킨 12대(1985년) 총선 때 84.6%로 치솟았다.

이후 총선 투표율은 13대 75.8%, 14대 71.9%, 15대 63.9%, 16대 57.2%, 17대 60.6%로 전반적으로 하향곡선을 그리다 2008년 18대 총선에서 역대 최저인 46.1%로 떨어졌다. 19대 총선 54.2%, 가장 최근인 2016년 20대 총선 58.0%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번 총선에서는 이같은 하락세가 반전됐다. 사전투표에서부터 투표율 최고를 기록했다. 지난 10∼11일 진행된 사전투표율이 사전투표가 처음 도입된 2014년 지방선거 이래 역대 최고치인 26.69%를 기록했다.

이는 20대 총선의 사전투표율(12.19%)보다 14.50%포인트나 증가한 수치로 코로나19 우려에 따른 투표일 ‘분산 효과’를 고려해도 높다는 평가다. 선관위 관계자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사전투표율에 힘입은 결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여기에 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해 자가격리 중인 인원 5만9918명 중 22.8%인 1만3642명이 제21대 국회의원선거 투표를 신청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행정안전부는 이달 1일부터 14일 오후 6시까지 관할 지방자치단체 보건소로부터 자가격리 통지를 받은 확진자, 접촉자, 해외입국자 가운데 코로나19 증상이 없고 국내에서 투표가 가능한 유권자들로부터 투표 신청을 받았다.

높은 투표율을 두고 여야는 저마다 이해득실에 따라 다른 해석을 내놨다. 더불어민주당은 정부·여당에 힘을 싣고자 하는 표심이 대거 투표장으로 나온 것이라고 분석했다. 당 관계자는 “민주당을 심판하기 위해서라기보다 ‘힘내라 대한민국’이라는 표심이 투표율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반면 미래통합당은 ‘정권 심판’ 표심이 전체 투표율 상승을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봤다. 코로나19로 외출이 힘든 상황에서도 높은 투표율을 보인다는 것은 유권자들의 마음에 내재한 분노가 표출되는 것인데, 그 분노의 대상이 야당은 아닐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정윤 기자 jyoo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