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총선, 격전지를 가다] ‘중량감’ 최재성 vs ‘패기’ 배현진…지역별 지지세 뚜렷 '서울 송파을'

표진수 기자
입력일 2020-03-29 13:25 수정일 2020-03-29 13:36 발행일 2020-03-3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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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정국에서 치러지는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 브릿지경제 총선TF팀에서 제21대 총선 접전 지역을 취재해 현장의 목소리를 전한다.

그 두 번째 지역은 지난 지역보궐선거 이후 2년만에 두 번째 대결로 관심을 모으는 서울 ‘송파을’이다. 이 지역에서는 당내에서 중진인 최재성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젊은 패기로 똘똘 뭉친 배현진 전 MBC아나운서가 맞붙는다.

송파을은 보수색이 강한 지역이었지만 최근 선거에선 민주당이 연이어 당선된 지역이다. 총 8개 행정동으로, 석촌동과 가락1동, 잠실본동, 삼전동은 상대적으로 여권 지지세가 강하고, 잠실7동은 고가 아파트가 포진해 야당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높다. 때문에 두 후보는 부동산 정책을 공약으로 내세워 유권자 표심 잡기에 몰두하고 있다.

역대 총선 결과를 보면, 17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박계동 의원과 18·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유일호 의원 등 보수 정당 후보들이 당선됐다. 그러나 20대 총선에서는 최명길 전 의원이 민주당 소속으로 송파을에서 승리 했다.

현 정권의 지지세력을 등에 업은 친문(문재인)계 최 의원과 앞선 보수 지지층의 결집력에 패기를 더한 배 전 아나운서의 일전이 유권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브릿지경제 총선TF팀이 최근 송파을 지역 구석구석을 찾아 다니며 두 후보들과 유권자들의 지역 민심을 둘러보았다.[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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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n style="font-weight: normal;">송파을 1만가구가 밀집한 최대 접전지 ‘헬리오시티’(사진=표진수기자)
◇ 부동산 정책에 민감한 송파을…“1주택 거주자 종부세 반대” vs “정부가 주택시장 경직 시켜”송파구는 서울의 자치구들 중 가장 인구가 많은 곳이다. 특히 대규모 주거단지에 사람들이 모여 사는 만큼 부동산 정책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지역이기도 하다.

두 후보 모두 부동산 공약을 1호 공약으로 내세웠다. 두 후보의 공약에는 종합부동산세(종부세)인하는 공통됐지만, 1주택 거주자 주택연금, 무주택자 주택공급 등에 차별점을 뒀다.

최 후보는 브릿지경제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보유세를 높여 부동산을 잡겠다는 건 기본이지만 1주택 거주자까지 그 범주에 넣은 것은 온당치 않다”면서 “평범한 은퇴자와 자영업자 소상공인, 직업이 없으신 분들에게까지 종부세를 내라고 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책을 교정하고 보완하는 일은 여당이 하지 야당이 못한다”며 “여당 중에서도 정치력과 정체성을 갖춘 제가 바꿀수 있다. 대통령을 설득하겠다”며 자신감을 들어냈다.

배 후보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실패했다면 유권자들을 파고들고 있다.

배 후보는 “규제 중심, 수요 억제 중심의 부동산 정책은 특히 실수요자와 1주택 실소유자에게 큰 타격을 줬다”며 “집값은 잡히지 않아서 내 집 마련의 꿈은 정말 꿈속에서나 가능한 일이 됐다”고 현 정부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1주택 실소유자들 역시 늘어난 세금부담으로 주택을 시장에 내놓지 않으면서 주택시장이 더욱 경직됐다”며 “시장을 다스리려는 노력이 오판임을 인정하고, 실소유자의 부담을 줄이고, 무주택자들을 위해 주택공급을 늘리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4·15총선 서울 송파을 최재성 VS 배현진
<p><span style="font-weight: normal;">4·15총선 서울 송파을 최재성 VS 배현진(연합)

◇ 여야, 수도권 승·패 바로미터…정부 지원·정권 심판 치열한 접전 ‘예고’

여당이 앞세운 정부 지원론과 야당의 문재인 정권 심판론의 대립은 지역 주민 사이에서도 자리 잡고 있었다. 가락시장역 인근에 거주하는 60대 남성 택시기사 A씨는 “당시 재보궐 선거에서는 박근혜 정권 때문에 최재성 의원이 크게 이긴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번에는 크게 뒤집어 질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은 바보가 아니다. 송파을은 원래 보수쪽이 많기 때문에 다시 돌아가야 한다”면서 “이번에 만일 민주당에 지게 될 경우 우리나라에는 희망이 없다”는 단호한 목소리를 내는 모습도 보였다.

인근 가락시장역 공인중개사 50대 남성 B씨는 “나는 정치에 별로 관심이 없다. 그런데 중도층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면 미래통합당으로 모아야한다”며 “(민주당이)꼭 잘해서라기 보다 조국 같은 사람으로 나라를 흔드는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1만명 가량의 가구가 밀집해 있고, 비교적 젊은 유권자들이 많은 ‘헬리오시티’에서의 판세는 정부 지원을 지지하는 분위기였다.

헬리오시티 인근에 위치한 한 공인중개사 60세 여성 A씨는 “헬리오시티가 1만가구 정도된다. 원래는 50~60대 주민들이 많았는데, 최근에는 30~40대가 많이 보인다”며 “연령대가 다양 하지만, 특히 젊은층들이 커뮤니티 시설과 학교가 밀집해 있어 대체적으로 진보적인 성향을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후보자들이 이곳 유권자들의 표를 얻으려면 주변 편의시설을 비롯해 아이들 키우기 좋은 곳을 공약들을 내놓으면 좋을 것 같다”는 제언을 하기도 했다.

한 아이를 안고 있던 60세 남성 C씨는 “최재성 의원의 공약은 잘 모르지만, 민주당 정책이 마음에 들어서 지지한다”고 말했고, 그의 자녀인 30세 여성 D씨 역시 “배현진 후보자의 이미지는 좋지만 만 미래통합당은 저와 맞지 않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송파을은 이번 총선에서 수도권 승패를 가를 바로미터로 여겨진다. 유권자들의 평가 속에서 이번 선거의 판세를 쉽게 예단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표진수·이정윤 기자 vyvy@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