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 비례대표 분석] '코로나19'가 쏘아올린 의료계 인사들

표진수 기자
입력일 2020-03-25 14:40 수정일 2020-03-25 14:43 발행일 2020-03-26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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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정치권 이슈를 몰고 다녔던 여야의 4·15 총선 비례대표 후보 공천이 마무리 됐다. 이번 총선은 소수 정당의 원내 진출을 돕겠다는 취지로 개정된 선거법이 처음으로 적용되는 선거다. 비록 거대 양당이 ‘꼼수’를 부렸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비례대표 후보 선정에 있어서는 각 정당의 정책 지향성을 보여줬다. <브릿지경제>가 후보자들의 면면을 살펴본 결과, 각 당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의료계인사들을 영입, 발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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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신현영 명지병원 교수, 최연숙 동산병원 간호부원장

보통 비례 1번은 각 정당의 정체성과 정책 지향성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자리다. 이번 비례대표 선정의 최대 기준도 역시 ‘코로나19’사태였다.

더불어민주당이 참여하는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 안철수 대표가 이끄는 국민의당은 코로나19 이슈 관련 의료계 인사들을 전면에 배치했다.

더시민당은 명지병원에서 코로나19 역학조사팀장을 맡았던 신현영 명지병원 교수를 비례 1번으로 내세웠다.

신 교수는 대한가정의학회 코로나대응TF, 명지병원 코로나19 역학조사팀장을 맡는 등 코로나19 대응에 앞장서왔다. 신교수는 더시민 공공의료분야 시민 추천 후보로 추가 공모 절차를 거쳤다.

신현영 명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25일 한 언론인터뷰에서 정치를 시작한 이유에 대해 “정치에서도 여러가지 아픈 곳을 치유할 수 있는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을 어떻게 잘 해결할 것이냐가 워낙 중요하다 보니까 이런 기회가 온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 후보가 발탁되기 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더시민당은 공공의료분야에 마땅한 후보를 찾지 못하자 지난 23일 후보 추가 공모를 냈다. 그러고는 당일 공천관리위원회에서 신 후보를 1순위로 배정했다.

때문에 후보 공모에서부터 신청, 심사, 1번 후보 결정까지 ‘졸속공천’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당은 최연숙 대구 계명대 동산병원 간호부원장을 비례 1번으로 공천했다. 동산병원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코로나19로 봉사활동을 했던 곳이다.

정치와는 무관했던 최 부원장이 코로나19 정국에서 비례대표 후보 1번을 받은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의당은 최 후보자 추천 취지와 관련해 ”국민의 안전을 국가 최우선 과제로 삼아 실용적인 문제 해결에 나서는 국민의 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함“이라며 ”현장에서 헌신적 활동을 벌인 코로나19 사태 극복의 전사들을 전면에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최 부원장이 안 대표와의 관계나 친분 때문에 발탁됐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미래한국당에서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감사, 한국여약사회장을 역임한 서정숙 후보를 17번으로 비례대표 명단을 확정했다.

서 후보는 한선교 전 대표가 사퇴하기 전 발표된 명단에는 포함되지 않았었으나, 새로 공관위를 꾸려 발표한 명단에서 기상회생했다.

한편, 열린민주당과 정의당은 의료 인사들을 비례대표 후보에 올리지 않았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통상 비례대표 1,2번은 각 정당에서 보여주려는 메시지”라며 “더불어시민당과 국민의당은 현 코로나 정국에 있어서 자신들의 이미지를 강조하려는 모습을 보이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표진수 기자 vyvy@viva100.com